WSJ “지난 5월 이틀 동안 논의
‘비핵화보다 핵 사용 억제 우선’
美 군·정보당국자들 의견 모아”
미국 정보, 군 당국 고위관계자들이 지난 5월 미국 전략사령부에 모여 이례적으로 북핵 이슈만을 가지고 토론회를 개최한 것이 뒤늦게 알려졌다.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에 있는 전략사령부에서 지난 5월 23, 24일 이틀간 정보, 군 당국 고위관계자, 안보 전문가들이 참석해 북핵 문제 등에 대해 논의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신문은 전략사령부에서 북핵만을 주제로 한 토론회가 있었던 것은 처음이라고 전했다.
전략사령부는 통합전투사령부의 하나로 정찰위성을 포함한 우주공간 작전, 핵무기 선제타격, 대량살상무기 운용 등을 담당한다.
 |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신형 전술유도무기' 시험발사를 참관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지난 4월 17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
토론회는 미국의 정보기관을 총괄하는 대통령 직속 국가정보국장실(ODNI)과 군사첩보를 관장하는 국방정보국(DIA) 주최로 열렸다.
신문은 토론회에서 미국의 북핵 전략은 북한의 비핵화가 목표이지만, 북한의 핵 능력이 고도화되고 북한이 핵을 포기할 가능성이 희박한 만큼 핵 사용을 억지하는 것이 우선순위라는 데 의견이 모였다고 전했다.
제프리 루이스 미국 미들베리국제학연구소(MIIS) 교수는 신문에 “(토론회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비핵화보다는 핵무기 사용 억제를 정책 목표로 생각하게 됐는지를 보여주는 방증이었다”고 말했다.
신문에 따르면 미군 고위관계자는 회의에서 북한이 조만간 핵무기를 포기할 가능성은 ‘0%’라고 말했다.
특히 미국 정보 당국 등은 북한이 소형 전술핵탄두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등 핵 능력을 고도화했다는 점을 주목했다.
토론회 첫날 일부 참석자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무력 충돌 상황에서 미국과 한국 정부의 양보를 얻어내기 위해 소형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에 우려를 표시했다.
 |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연합뉴스 |
ODNI에서 북한 담당 정보분석가로 일했던 마커스 갈로스커스는 토론회 참석 후 신문에 “가까운 미래에 핵무기를 발사할 국가가 있다면 가장 가능성이 높은 것은 북한”이라고 말했다.
갈로스커스는 “한반도에 긴장이 고조될 경우 북한은 제한된 전술핵 사용이 정권의 붕괴가 아닌 생존을 보장하는 열쇠라고 생각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워싱턴=박영준 특파원 yj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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