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초 캄보디아서 대면 형식 열려
2021년 한·미 대화 촉구에 무대응 일관
2022년도 기존 입장 형식적 발표 관측
북한의 제7차 핵실험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결심만 남았다는 관측 속에 다음 달 열리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 북한이 내놓을 메시지에 관심이 쏠린다.
26일 외교부 등에 따르면 내달 초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ARF 외교장관회의가 3년 만에 대면 형식으로 개최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2년 연속 화상회의로 진행됐지만 올해는 대면 방식으로 열린다.
ARF는 북한이 참여하는 역내 유일한 다자안보협의체로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10개국과 남북한·미국·중국·일본·러시아·유럽연합(EU) 등 27개 국가·지역으로 구성돼 있다.
 | | 안광일 인도네시아 주재 대사 겸 아세안 주재 대표부 대사. 연합뉴스TV 캡처 |
이번 ARF에 최선희 북한 외무상이 참여할지가 주목됐지만, 북한은 안광일 인도네시아 주재 대사 겸 아세안 주재 대표부 대사를 참석시킬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가에 따르면 북한은 올해 아세안 의장국인 캄보디아에 안 대사가 참석한다는 의사를 전달하고 등록 절차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안 대사는 코로나19 여파로 화상으로 열린 2020년과 2021년 회의에도 외무상을 대신해 참석한 바 있다.
북한이 지난 6월 임명한 최 외무상 대신 안 대사를 참석시키는 데는 코로나19 상황이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신임 중국대사가 아직 부임하지 못할 정도로 해외에서의 입국을 철저히 차단하고 있다.
한 북한 전문가는 “코로나19로 인해 북한에서 나온 사람은 있지만 북한으로 들어간 사람은 없다는 말이 있다”며 “최 외무상이 해외로 나오면 다시 들어가기 힘들 수밖에 없어 아예 ARF에 불참하게 한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ARF는 한때 남북의 외교 당국자가 상대의 의중을 탐색할 수 있는 자리가 되기도 했다.
북한은 ARF에 가입한 2000년 이후 2001년, 2003년, 2009년, 2019∼2021년을 제외하고는 외무상을 참석시켰다.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이 잇달아 열렸던 2018년 회의 때는 당시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리용호 외무상이 환영 만찬에서 만나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ARF에는 최 외무상이 불참하면서 이 같은 장면은 보기 어렵게 됐다.
특히 안 대사의 급을 고려하면 북한은 회의에서도 특별한 메시지 없이 기존 입장을 형식적으로 발표하는 정도에 그칠 것이란 관측이 많다.
지난해에도 북한 대표로 참석했던 안 대사는 한·미가 대화를 촉구하는 메시지를 보냈지만 직접적인 화답은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외부의 적대적인 압력이 우리를 힘들게 하지만,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한 의지에는 변함이 없다’는 취지의 원론적 답변만 내놨다고 한다.
김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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