람세이헌트 증후군, 수두 대상포진 바이러스로 안면신경 손상
최근 스트레스·과로·수면부족 등으로 연령층 가리지 않고 발생
귀 주변 통증이나 눈 안 감기고 입술에 힘 없으면 병원 방문
치료 마친 후에도 재발방지 위해 면역력 개선·건강관리 필요
 | | 람세이헌트 증후군을 앓았던 것으로 알려진 저스틴 비버(왼쪽)과 최희. 인스타그램 캡처 |
‘람세이헌트 증후군’이라는 이름도 생소한 질환이 최근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이 질환은 팝스타 ‘저스틴 비버’와 아나운서 출신 방송인 ‘최희’가 투병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람세이헌트 증후군은 표정 근육을 움직이게 하는 안면신경이 수두 대상포진 바이러스(Varicella zoster virus)로 인해 손상돼 발생한다.
이 질환은 ‘구안와사’로 불리는 말초성 안면신경마비를 일으키는 질환 중 ‘벨마비’(Bell’s palsy, 특발성 안면신경마비)와 두개골 골절 같은 외상성 마비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질환이다.
27일 의료계에 따르면 람세이헌트 증후군을 일으키는 수두 대상포진 바이러스는 사람들 몸속에 평생 잠복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수두에 걸리거나 예방접종을 통해 한번 노출된 수두 대상포진 바이러스는 없어지지 않고 신경 주변에 잠복하고 있게 된다.
우리나라의 경우 국민 대부분은 수두에 걸렸거나, 예방 접종을 하기 때문에 바이러스를 가지고 있다고 보면 된다.
이 바이러스는 평소 건강할 때는 면역 체계가 바이러스의 활동을 억제하기 때문에 큰 문제가 되지 않지만, 면역력이 약해지면 활동을 시작하면서 피부의 발진·수포·통증과 함께 신경 손상을 유발한다.
람세이헌트 증후군의 경우 가장 흔한 벨마비보다 평균적으로 마비가 심해 완치율이 떨어지며 청력저하 및 어지럼증이 심하게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 | 안면마비의 증상과 조기치료 중요성. 강동경희대병원 제공 |
일반적으로 안면신경마비는 나이가 많을수록 발병률이 높고, 젊은 사람의 경우 임산부가 부종이나 면역력 저하로 발병률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저스틴 비버나 최희처럼 일반적인 젊은 연령층에서도 과도한 스트레스나 수면 부족, 과로로 인해 자주 발생하고 있다.
또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 접종과 감염이 안면신경마비와 직·간접적인 연관성이 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대부분의 환자는 얼굴에 마비가 발생하면 중풍(뇌졸중)이 아닐까 걱정한다.
이에 대해 강동경희대한방병원 안면마비센터 구본혁 교수는 “중풍은 뇌혈관의 문제로 발생하는 질환으로, 얼굴의 마비 외에도 말이 어눌해지거나 팔다리의 근력저하가 나타나는 등의 전신 증상이 동반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안면신경마비의 경우는 얼굴의 마비만을 주증상으로 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이런 정보만으로 말초성 안면마비와 중풍을 정확히 감별할 수는 없으므로 중풍 고위험군에 해당하는 환자의 경우 전문가의 진찰과 정확한 검사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구 교수는 “안면신경마비는 발생 후 24~72시간까지 신경이 급격히 손상되며, 초기 손상이 심하면 후유증 발생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에 망설이지 말고 빨리 의료기관을 방문해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신경 손상을 억제하고 빠른 회복을 위해서는 충분한 휴식과 함께 집중적인 초기 치료가 가장 중요하다.
 | | 강동경희대한방병원 안면마비센터 구본혁 교수. 강동경희대병원 제공 |
말초성 안면신경마비는 발병 전부터 귀 주변부의 통증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으며, 본격적으로 마비가 진행되면 이마에 주름이 지어지지 않고 눈이 감기지 않으며, 웃을 때 얼굴에 비대칭이 발생하고, 입술에 힘이 없어서 물을 마시거나 양치할 때 물이 새는 증상이 나타난다.
이런 증상이 발생하면 빠르게 병원을 찾아야 한다.
안면신경마비를 예방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면역력 관리’다.
람세이헌트 증후군 외에 벨마비도 대부분 성인의 몸에 잠복해 있는 단순포진 바이러스(Herpes simplex virus)로 인해 발생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구 교수는 “결론적으로 고령, 임신 후반기, 출산 직후 및 코로나19 감염 후유증에 해당하면 건강관리에 각별히 신경써야 한다”라며 “임상 전문가의 경험적인 측면에서 지속적인 수면 부족, 편두통, 높은 혈당도 발병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해당하는 문제가 나타나면 사전에 치료를 통해 발병 가능성을 낮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치료를 마친 후도 재발 방지를 위한 면역력 개선과 꾸준한 건강관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승구 온라인 뉴스 기자 lee_ow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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