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권고 결정 취소 소송서 억울함 호소
 | |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부인 강난희 여사. 뉴시스 |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희롱을 인정한 국가인권위원회의 결정을 취소해달라며 소송을 낸 강난희씨가 변론에 참석해 “역사는 내 남편 박원순의 무죄를 기록할 것이다”라며 눈물을 보였다.
23일 서울행정법원 행정8부(부장판사 이정희)는 강씨가 인권위 권고 결정 취소 소송 4차 변론기일을 진행했다.
이날 진술기회를 얻은 강씨는 “그가 돌아가시고 하늘이 무너져 내리고 온 세상은 산산조각 나버렸다”며 호소했다.
강씨는 “박 전 시장은 위안부, 세월호, 장애인, 노숙인, 청소 노동자 등 사회적 약자와 소외받는 사람들이 좀 더 살기 좋기 만들기 위해 모든 것을 바쳤다.
여성인권의 주춧돌을 놓는 데도 온 힘을 다했다”고 말했다.
이어 “인권위는 조사개시 절차를 위반했고, 증거를 왜곡했으며 상대방의 일방적인 주장만으로 내 남편을 범죄자로 낙인찍었다.
돌아가셔서 자신을 변호할 수 없는 내 남편 박원순의 인권을 침해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박 전 시장이 한국인권변론사를 저술한 책 제목은 ‘역사가 이들을 무죄로 하리라’였다”며 “역사는 내 남편 박원순의 무죄를 기록할 것이다.
재판장께서 그의 억울함을 밝혀주실 것을 간절히 호소드린다”며 오열했다.
강씨는 또 “인권위 조사 진행 중에도 최영애 당시 인권위원장은 언론 인터뷰를 통해 마치 성 비위가 있는 것처럼 예단하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혔다”라며 “인권위가 편견과 예단을 가진 채, 진실을 왜곡하고 짜맞추기식 조사를 했다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었다”고 했다.
그는 “박원순의 명예가 깨끗이 회복됐을 때 비로소 제 마음의 문을 열고 많이 슬퍼하겠다”며 “보고 싶은 내 남편 박원순을 그리워하겠다”고 말했다.
인권위 측 대리인은 직권조사 개시 절차가 부당했다는 주장에 대해 “(다른 사건도) 당사자의 직권조사 개시 요청 없이도 직권조사를 개시했다”면서 “(이미 제출한) 객관적인 자료를 바탕으로 재판부가 판단해달라”고 말했다.
 | | 지난 2020년 7월11일 서울시청 앞에 마련된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 분향소에서 시민들이 조문을 하는 모습. 연합뉴스 |
박 전 시장은 2020년 7월 시장 관사를 나온 뒤 실종됐고, 이후 숨진 채 발견됐다.
인권위는 지난해 1월 박 전 시장 성희롱 의혹을 직권조사한 끝에 “박 전 시장이 업무와 관련해 피해자에게 행한 성적 언동 일부가 사실이며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서울시에 피해자 보호 방안 및 2차 피해 대책을 마련을 권고했다.
이에 강씨 측은 “망인과 유족의 명예가 걸린 중요한 사안에 사법기관도 아닌 인권위가 일방적인 사실조사에 근거한 내용을 토대로 마치 성적 비위가 밝혀진 것처럼 결정한 것은 허위 왜곡”이라며 지난해 4월 소송을 제기했다.
이와 관련 인권위는 “배우자에 대한 사실적시가 상대 배우자에 대한 명예훼손이 되지 않는다”며 “강씨는 구체적인 법익 침해가 인정되지 않는 제 3자이기 때문에 부적합한 소 제기”라고 반박했다.
재판부는 오는 10월18일 선고기일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정은나리 기자 jenr3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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