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된 것 축하해” 문구 주문에 당장 케이크 제작·배달
레터링 외에도 손편지로 주문한 엄마에게 축하인사 전해
손님 “출산 후 산후조리 중…너무 감동·감사” 리뷰 남겨
다른 자영업자들 “마음이 느껴져서 너무 따뜻” 칭찬 일색
 | | A씨가 복통을 참고 만든 레터링 케이크. 온라인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 캡처 |
갑작스러운 복통이 찾아왔음에도 출산 후 병원에서 산후조리 중인 손님이 주문한 레터링 케이크를 정성스레 만들어 보낸 카페 사장의 사연이 전해져 적잖은 감동을 주고 있다.
특히 카페 사장은 손님이 주문한 “아빠 된 거 축하해”라는 레터링 문구 외에도 주문한 손님이 출산한 아내라는 것을 알고 축하한다는 내용의 손편지도 함께 써서 동봉한 것으로 전해져 훈훈함을 더해주고 있다.
지난 20일 자영업자 온라인 커뮤니티인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는 카페를 운영 중인 A씨가 올린 ‘어젯밤 있던 긴박한 일. 그리고 돌아온 리뷰’라는 글이 올라왔다.
글에 따르면 A씨는 지난 19일 배달 주문이 오기를 기다리며 시간을 보내던 중 갑작스럽게 복통이 찾아왔다.
이에 A씨는 화장실을 가려고 하던 중 갑자기 배달 주문이 들어와 겨우 카운터로 가서 확인해보니 레터링 케이크 주문이 들어왔다.
 | | 손님이 A씨에게 부탁한 레터링 케이크 주문. 온라인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 캡처 |
A씨는 “화장실이 급한 상황이지만 배달 시간을 길게 잡기도, 취소하기도 어려웠다”며 “레터링 케이크는 빨리 끝내기도 힘들어서 이성을 겨우 부여잡고 요청 문구를 확인한 순간 ‘이건 빨리 해야한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손님이 요청한 레터링 문구는 “아빠 된 것 축하해. 사랑해”였다.
배달 장소도 여성 병원이었으며, ‘도착 전에 전화를 달라’는 메시지도 남겨져 있었다.
A씨는 “부랴부랴 초콜릿 녹이고 글씨 쓰는데 손은 떨리고 식은땀은 나고, 근데 더 예쁘게 써야 할 것 같았다”라며 “진짜 모든 정신을 집중해서 문구를 썼다”고 말했다.
그렇게 A씨는 문구를 다 적고 나서 생각해보니 “아빠는 축하해주는데 그럼 엄마는 누가 축하해주나 싶었다”며 “항상 배달 보낼 때 짧게라도 손편지를 적어서 나가는데, 배에 힘을 주고 식은 땀을 뻘뻘 흘리며 손편지와 서비스를 같이 보냈다”고 설명했다.
 | | A씨가 손님에게 보낸 축하 손편지. 온라인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 캡처 |
A씨는 손편지에 ‘누군가 아빠가 됐다는 것은 또 누군가는 엄마가 됐다는 뜻이겠죠? 요건 제가 엄마분께 드리는 선물입니다.
모두 건강하고 행복하세요’라고 썼다.
이에 대해 그는 “왠지 느낌이 엄마분께서 출산 혹은 검진 후 아빠분이랑 드시려는 것 같다고 멋대로 추측해 ‘아이 엄마분께 드리는 선물’이라고 적었다”고 설명했다.
이후 A씨의 가게에는 이 손님의 별점 5점 리뷰와 사진이 함께 올라왔다.
손님은 ‘출산하고 병원에서 조리 중인데 고마운 마음 담아 남편에게 선물했다’며 ‘사장님께서 제 몫의 서비스까지 챙겨주셔서 너무 감동했다.
진짜 감사하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정성 가득 따뜻한 마음으로 운영하시다니, (우리) 동네가 아니라서 아쉽다.
소중한 시간 만들어주셔서 감사하다.
항상 번창하시길 바란다’라고 인사했다.
 | | 손님이 A씨에게 남긴 감사함이 담긴 리뷰. 온라인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 캡처 |
이에 A씨는 “리뷰를 기대한 것도 아니고 그냥 축하해 드린 건데 예쁘게 사진 찍어서 리뷰까지 적어주셔서 저도 감동했다”며 “물론 올려주시면 좋겠다고 생각은 했지만, 식은땀 흘리면서 한 보람이 있더라”고 뿌듯해했다.
해당 글을 본 다른 자영업자들은 댓글로 A씨에 대해 칭찬했다.
이들은 ‘좋은 일하셨다.
뿌듯하실 듯’, ‘마음이 느껴져서 너무 따뜻하다.
괜히 뭉클해진다’, ‘보면서 엄마미소가 내내 지어졌다’, ‘좋은 사장님과 좋은 손님 이야기에 마음이 따뜻해진다’, ‘읽는 동안 영화 한편 본 것 같다’, ‘제가 다 눈물이 날 것 같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일부 누리꾼은 ‘사장님 알고봐서 그런가 글씨에서 흔들림이 느껴지는 건 기분 탓인가’, ‘아... 사장이란 극한직업’ 등의 재치있는 댓글을 남기기도 했다.
이승구 온라인 뉴스 기자 lee_ow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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