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1인당 최대 2만달러(약 2700만원)의 대학 학자금 대출을 탕감한다.
미국 정부는 24일(현지시간) 연간 소득액 12만5000달러(1억6750만원) 이하인 개인과 부부 합산 연간 소득 25만달러(3억3500만원) 이하 소득자의 학자금 대출 1만달러(약1340만원)를 탕감한다고 밝혔다.
저소득층의 대학 진학을 돕기 위한 연방 정부 장학금인 펠 그랜트(Pell Grant)를 받은 이들이 융자받은 대출금에 대해서는 2만 달러까지 대출을 탕감하기로 했다.
 |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워싱턴=AP뉴시스 |
미국 정부는 가처분소득에서 기본 생활비를 뺀 금액인 재량소득의 10%까지를 학자금 대출 상환액으로 징수할 수 있지만, 이 한도도 5%까지로 낮췄다.
현재 대출금을 20년 이상 갚고 잔액이 1만2000달러(1610만원) 이하일 때 남은 대출금을 탕감할 수 있지만, 이 기준이 되는 상환 기간도 10년으로 단축했다.
오는 31일 종료 예정인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학자금 대출상환 유예조치도 올해 연말까지 재연장하기로 했다.
상환 재개 시기를 7번째 연장한 것이다.
미국 학자금 대출을 관리하는 온라인 사이트 스튜던트론히어로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현재 미국인 약 4800만명이 약 1조7500억달러(2345조원)의 학자금 대출을 갖고 있다.
1인당으로 계산하면 3만6500달러(4891만원) 수준이다.
바이든 행정부의 이날 발표에 따라 4300만명이 학자금 대충 탕감 혜택을 보고, 2000만명은 학자금 대출상환 부담에서 완전히 벗어날 것이라는 설명이다.
탕감액의 90%가량은 연 소득 7만5000달러(1억70만원) 미만에게 혜택이 돌아갈 것으로 예상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대선 기간 학자금 대출 탕감을 공약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학자금 대출) 부담이 너무 무거워서 대학을 졸업하더라도 한때 대학 학위 보유자가 누렸던 중산층 수준의 삶에 접근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학자금 대출 탕감 정책으로 4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는 인플레이션이 더욱 악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학자금 대출을 가진 사람 다수가 고학력층으로 고소득자에게 혜택이 돌아간다는 비판과 대출 탕감 조치가 도덕적 해이를 부추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외신들은 이번 학자금 대출 탕감 발표가 역대 최대 규모라면서,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젊은 층과 진보 성향 유권자의 표심을 의식한 것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이번 정책을 ‘학자금 대출 사회주의’라고 비판하면서 대학에 가기 위해 저축한 이들, 대출액을 모두 갚은 이들, 학자금을 위해 군에 입대한 이들에 대한 모욕이라고 주장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의회를 통과한 입법이 아니라 대통령 권한인 행정명령을 통해 정책을 시행한 것을 두고 과도한 권한행사라는 지적과 함께 법적 분쟁에 휘말릴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대출금 1만달러 탕감 시 2300억달러(308조9000억원)의 비용이 들 것으로 추산됐다며 펠 그랜트 수혜자까지 포함하면 이 금액은 더 커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워싱턴=박영준 특파원 yj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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