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단보도를 건너던 10대 초등학생을 차로 들이받고 달아난 60대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당시 도로에 쓰러져 있던 이 초등학생을 친 또 다른 차량 운전자 60대에게도 금고형이 내려졌다.
제주지방법원 형사1단독 강동훈 판사는 30일 오전 특정 범죄가중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도주치사) 혐의로 구속기소 된 A(67)씨에게 징역 7년을 선고했다.
강 판사는 또 교통사고 처리 특례법 위반(치사) 혐의로 불구속기소 된 B(61)씨에게 금고 2년을 명령했다.
이날 실형이 선고됨에 따라 B씨는 법정구속 됐다.
이들은 지난 2월9일 오후 7시9분쯤 서귀포시 동홍동 소재 신호등 없는 횡단보도에서 길을 건너던 C(12)양을 잇따라 차로 치어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차 가해 운전자인 A씨는 C양을 들이받은 뒤 그대로 도주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친 줄 몰랐다'고 진술하는 등 범행을 부인해오다가 경찰 수사가 좁혀지자 그때야 범행을 시인했다.
사고 당시 A씨 옆 차선에서 차를 몰던 B씨는 도로에 넘어진 C양을 친 뒤 구급차가 올 때까지 아무런 구호 조치를 하지 않았다.
B씨의 차량 바퀴에 깔린 C양은 숨을 쉬지 못해 끝내 숨졌다.
앞서 검찰은 지난 23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A씨에게 징역 6년을, B씨에게 금고 3년을 각각 선고해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재판부는 A씨에 대해 "피고인은 경찰 조사 당시 범행을 부인했으나 범행 직후 집에 가서 차 앞 부분을 확인한 점, 범행 이후 사고 장소에 다시 찾아간 점 등을 보면 친 줄 몰랐다는 주장은 믿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사고 당시 블랙박스 영상을 보면 아버지가 구급차에 실려 가는 딸을 보며 살려달라고 소리치는 모습을 잊을 수 없다"며 "피해자가 짧은 생을 살았던 만큼 피해자의 가족들은 긴 시간 동안 피해자를 그리워하며 살아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윤종 기자 hyj0709@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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