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푸트니크통신 “사상자 15∼20명”
비자 발급 위해 대기하던 시민 피해
탈레반 집권 뒤 ‘IS 호라산’ 공세 심각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의 러시아 대사관 인근에서 자살 폭탄 테러가 발생해 러시아 대사관 직원 2명이 숨지고 20명 가까이 부상했다.
5일(현지시간) 러시아 관영 리아노보스티 통신에 따르면 이날 아프간 주재 러시아 대사관 바로 앞에서 폭발물이 터졌다.
테러범은 대사관 입구로 접근하던 중 탈레반 대원에 의해 사살됐으나 이 과정에서 자폭했다.
러시아 외교부는 이 폭발로 자국 대사관 직원 2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숨진 이들의 구체적인 신원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 5일(현지시간) 자살 폭탄 테러가 발생한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의 러시아 대사관 인근에서 탈레반 대원이 차량을 검문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
스푸트니크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15∼20명이 다치거나 숨졌다고 보도했다.
사상자 중 상당수는 비자를 받기 위해 줄서 있던 시민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랍권 매체 알자지라 TV는 사망자와 부상자 수를 각각 8명, 15명 이상이라고 전했다.
탈레반 정권은 아직 폭발이 있었다고 확인해주지 않고 있다.
러시아는 파키스탄 등과 함께 카불에 대사관을 운영하는 소수의 나라 가운데 하나다.
공격의 배후를 자처한 단체나 조직은 나타나지 않았다.
카불에서는 지난달에도 여러 차례 자폭 테러가 발생했다.
지난달 11일 탈레반 고위성직자 셰이크 라히물라 하카니가 마드라사(이슬람학교)에서 자폭 공격으로 사망했고, 같은 달 17일에는 시디퀴야 이슬람 사원(모스크)에서 폭탄 테러가 발생해 유명 성직자를 포함해 최소 21명이 숨졌다.
아프간에서는 탈레반 조직이 1년 전인 지난해 8월 15일 수도 카불을 점령하고 20년 만에 재집권했으며 미군과 나토 연합군은 그달 말 완전 철수했다.
미군과 싸우는 동안 탈레반은 러시아와 가깝게 지내왔다.
탈레반 집권 뒤 IS의 아프간 지부격인 이슬람국가 호라산(IS-K)의 테러 공세가 심해졌다.
IS와 탈레반은 같은 이슬람 수니파지만 서로 매우 적대적이다.
IS는 탈레반 재집권 전부터 미군과 나토군은 물론 탈레반 및 소수파인 시아파 주민들을 상대로 폭발 공격을 행해 왔다.
탈레반보다 극단적 입장인 IS는 미국과 시아파 등을 대하는 탈레반의 태도가 온건하다고 비난하고 있다.
정지혜 기자 wisdo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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