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허위사실 공표’ 2년 만에 또 재판
李, 대선후보 때 “김문기 개발 1처장 몰라
백현동 개발, 국토부 협박에 진행” 주장
檢, 허위 사실로 판단 선거법 위반 적용
李, 2년 전 ‘친형 입원’ 관련 발언은 무죄
대법 “적극적 허위사실 표명 볼 수 없어”
허위성 이어 고의성 입증 공방전 예고
檢 “李, 적극적·지속적 발언 확인” 강조
대장동·위례 등 ‘본류’ 수사도 속도 낼 듯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년 만에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죄로 또다시 재판받게 됐다.
이 대표 발언들의 ‘허위성’과 ‘고의성’이 재판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2020년 대법원은 당시 같은 혐의로 기소됐던 이 대표의 발언들을 ‘적극적·일방적 허위사실 표명’으로 볼 수 없다며 무죄를 선고한 바 있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이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죄에 해당한다고 지목한 이 대표 발언은 두 가지다.
이 대표가 대선 후보 시절이던 지난해 12월22일 한 방송사 인터뷰에 출연해 고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을 알았느냐는 질문을 받고 “(성남시장) 재직 때는 몰랐다”고 답한 게 첫 번째다.
다른 하나는 이 대표가 지난해 10월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성남시 백현동 한국식품연구원 부지 용도변경 특혜 의혹과 관련해 “국토부가 용도변경을 요청했다”, “국토부가 직무유기를 문제 삼겠다고 협박했다”고 말한 것이다.
 |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국회사진기자단 |
검찰은 재판에서 해당 발언의 ‘허위성’을 충분히 입증할 수 있단 입장이다.
검찰은 수사 결과 이 대표가 성남시장 당선 전부터 김 전 처장과 알고 지내며 교류해왔다고 판단했다.
또 이 대표가 성남시장실에서 대장동 개발 사업을 비롯한 공사의 주요 현안들과 관련해 김 전 처장의 대면 보고를 여러 차례 받은 것도 파악했다.
검찰은 ‘백현동 발언’과 관련해서도 국토부와 성남시가 주고받은 공문 등을 토대로 용도변경이 성남시 자체 판단이었다고 보고 있다.
국토부는 단순히 협조를 요청했는데, 이 대표가 이를 “협박했다”고 허위 발언했다는 취지다.
검찰은 그러나 ‘고의성’도 입증해야 한다.
이 대표가 해당 발언이 허위임을 인식하고, 의도적이고 적극적으로 허위 사실을 공표했는지도 양형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대법원은 2020년 이 대표의 허위사실 공표 혐의에 무죄를 선고하면서 “(이 대표의) 발언들은 TV토론회 과정에서 상대 후보자의 공격적인 질문이나 의혹의 제기에 대하여 답변하거나 해명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으로, 일방적으로 허위의 사실을 드러내어 알리려는 의도에서 적극적으로 반대사실을 공표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당시 대법원은 소극적으로 회피하거나 방어하는 답변, 일부 부정확하거나 다의적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는 표현을 곧바로 허위라고 평가할 수는 없다고도 했다.
이 대표가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는 상황이라 고의성을 둘러싼 치열한 법정 공방이 예상된다.
검찰도 이를 의식해 “이 대표가 방송에 출연해 인터뷰를 하면서 적극적·지속적으로 발언한 것으로, 토론회와는 상황이 다르다”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토론회와 달리 인터뷰는 사전에 질문지를 받아 답변을 준비할 수도 있고, 토론회처럼 서로 공방을 주고받는 상황도 아니라는 취지다.
 | 검찰이 고(故)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 백현동 개발 관련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재판에 넘겼다.
사진은 지난 8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뉴스1 |
이 대표 사건은 13∼14일쯤 서울중앙지법 합의부에 배당될 전망이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사건이 다른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들에 비해 법리적 쟁점이 복잡하지 않아 심리가 길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관측한다.
허위사실 공표에 따른 선거법 위반은 5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
재판에서 징역형 또는 1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이 확정되면 이 대표는 의원직을 잃고, 5년간 피선거권도 박탈된다.
특히 대선 후보가 선거법 위반으로 벌금 100만원 이상을 확정받으면 소속 정당이 보전받은 선거 비용을 반환해야 한다.
민주당은 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대선 비용 434억여원을 보전받았다.
이 대표의 선거법 위반 혐의 기소를 신호탄으로 이 대표를 겨냥한 ‘본류’ 수사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부장검사 강백신)는 대장동 개발비리 의혹 전면 재수사에 돌입한 지 두 달여 만에 위례 신도시 개발사업 의혹으로 전선을 확대, 대대적인 압수수색 및 소환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지안 기자 eas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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