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원령 없을것이라던 입장 번복
푸틴 “점령지 주민투표 결정 지지”
국제사회 “절대로 인정 못 해” 반발
우크라이나를 침공 중인 러시아가 전쟁과 관련해 군을 강제 동원하기로 했다.
러시아가 점령지 합병 명분을 위한 주민투표도 강행하겠다고 나서면서 국제사회는 일제히 “인정할 수 없다”며 비난했다.
 | | 푸틴 대통령. 리아노보스티 연합뉴스 |
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연설에서 “러시아와 러시아의 주권, (영토적) 통합성 보호를 위해 부분적 동원을 추진하자는 제안을 지지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예비역들에 대한 소집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와 관련해 예비군 30만명이 동원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러시아 정부는 그간 동원령 발령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해왔지만 입장을 뒤집었다.
우크라이나 전쟁의 확전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는 우려가 나온다.
푸틴 대통령은 점령지 지역의 주민투표에 대해서도 “주민들이 내릴 결정을 지지할 것”이라며 옹호했다.
앞서 우크라이나 내 친러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과 루한스크인민공화국(LPR)과 남부 헤르손주, 자포리자주 지역의 친러 임시 행정부는 23~27일 러시아 합병을 위한 주민투표를 치르겠다고 밝힌 바 있다.
국제사회는 주민투표를 절대 수용할 수 없다고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20일 브리핑에서 러시아가 최근 우크라이나의 성공적인 공세에 대응하고 동원령을 준비하는 차원에서 주민투표를 서두르고 있다면서 “사기(sham) 주민투표”라고 비판했다.
웬디 셔먼 미국 국무부 장관도 “파렴치한 주민투표를 지지하는 러시아 정부의 행동은 푸틴 대통령이 절박해진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미국 뉴욕에서 진행 중인 유엔총회에 모인 서방 지도자들도 러시아를 규탄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러시아의 주민투표 계획을 민주주의 절차를 흉내 낸 패러디라고 표현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도 유엔 연설에서 “가식적인 투표”라고 비난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가짜 국민투표는 합법성이 없으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 전쟁의 성격을 바꾸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호세프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도 주민투표를 불법행위로 규정하고 “(주민투표의) 결과는 무효이며, EU와 회원국에서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정례 연설에서 “러시아는 또 다른 사이비 주민투표를 조직하려 하고 있다”며 “우리의 입장은 이런 발표로 달라지지 않는다”고 자국민에게 단결을 호소했다.
이병훈 기자, 워싱턴=박영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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