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원자 적어 2년 근무해도 교대 안돼…희망여부 안 묻고 기간연장”
“매달 보상휴가 줘도 대리근무자 없어 못 나가…초과근무도 100시간”
“사명감만으로는 버티기 힘들어…간부들의 생활여건?처우개선 필요”
 | | GOP 근무하는 병사들.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 페이스북 캡처 |
전역을 앞둔 한 군 간부가 최전방 GOP의 열악한 근무환경을 고발하는 내용이 전해졌다.
해당 군 간부는 GOP에서 근무하는 간부들이 “차라리 징계받고 내려가자”라는 우스갯소리도 많이 한다며 힘든 근무환경에 대해 토로했다.
특히 최전방의 경우 살인적인 근무량과 함께 가족들을 자주 볼 수 없기에 이러다간 군간부 인력 보충에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우려가 여기 저기서 나오고 있다.
자신을 GOP에서 근무하는 간부라고 밝힌 제보자 A씨는 지난 2일 페이스북 페이지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육대전)’에 ‘최전방에서 근무하고 있는 간부들’이라는 글을 통해 열악한 GOP 근무환경에 대해 토로했다.
전역신청을 앞두고 있는 A씨는 남아있는 후배들을 위해서라도 현실을 알려야겠다는 마음에서 이 글을 썼다고 했다.
 | 이종섭 국방부 장관이 지난 9월 12일 육군 3사단 GOP 경계부대를 방문, 경계 작전태세를 점검한 후 장병들을 격려하고 있다.
국방부 제공.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뉴스1 |
A씨는 “생활여건도 보장되지 않는 격오지에서 언제까지 군 생활을 해야 할까 생각하다가 이제는 군 생활을 마무리할까 한다”고 운을 뗐다.
그는 “‘간부 지원율이 낮다’, ‘장기 복무 지원자가 없다’고 하는데는 다 이유가 있다.
누구는 계속 후방에서 군 생활하고 누구는 계속 최전방에서 군 생활을 해야 하나”라며 “전방에 있는 군인들도 GOP 부대 오기 싫어서 난리인데 이제 막 임관하는 초급간부들은 다 GOP로 와야 한다”라고 토로했다.
A씨는 ”대부분의 GOP는 전담 대대를 꾸려 고정으로 근무한다.
보통 사단 예규로 최소 2년(희망자에 한해 최대 4년)까지 근무하게 되는데 희망하는 간부가 적다는 이유로 2년을 채워도 못 내려가고 희망 여부도 묻지 않고 강제로 기간을 연장시키곤 한다“면서 “간부들은 ‘차라리 징계를 받고 내려가자’라는 우스갯소리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GOP 근무에 대한 혜택이 있지 않냐’고 하지만, 한달에 3박4일 보상휴가를 줘도 대리근무자가 부족해 휴가를 나가지도 못한다.
보상휴가는 쌓이고 쌓여서 사용하지도 못한다”면서 “시간 외 근무수당은 한 달에 57시간까지 (초과근무가) 인정되지만 GOP에선 보통 100시간은 초과로 근무한다“고 밝혔다.
또한 “간부들 중에서도 미혼과 기혼의 차별이 있다.
휴가를 제외하고 미혼은 한 달에 외박 1회, 기혼은 매주 외박 1회 및 퇴근 1회가 주어진다”라며 “기혼 간부는 가정이 있고 자녀가 있어 매주 외박과 퇴근을 하는 것은 이해하지만, 미혼?기혼 간부의 차별은 부당하다.
미혼 간부들은 한 달에 한 번 외박을 나가려 해도 대리근무자가 없으면 생각도 못 한다”고 하소연했다.
그러면서 “나라를 지킨다는 사명감 하나로 선택한 직업이지만, 사명감만으로 버티기엔 너무나 힘들다”라며 “저는 전역하지만 부디 전방 GOP 간부들의 생활여건과 처우가 개선됐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해당 게시글을 본 누리꾼들은 ‘GOP 근무 환경 너무 열악하다’, ‘전방 근무자들의 처우개선이 너무나 시급하다’, ‘절대공감 한다.
기본적인 삶이 보장돼야 한다‘, ’강제로 돌린다하면 후방 간부들은 그냥 전역해버린다‘, ’전역을 한 데에는 다 이유가 있다‘, ’전방 GOP 근무를 기피한다면 그만큼 지원을 할 수 있는 유인책을 줘야 한다‘ 등의 반응을 남겼다.
이승구 온라인 뉴스 기자 lee_ow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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