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기록 충분하고 불륜 상대가 사실 인정…손배소 가능
불륜 사실 공개해 발생하는 명예훼손이나 불법적 증거 수집 등은 주의 요망
 | | YTN 라디오 프로그램 ‘양소영 변호사의 상담소’ 포스터. YTN 캡처 |
고인이 된 배우자의 외도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을 경우 불륜 상대에게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을까.
7일 YTN 라디오 프로그램 ‘양소영 변호사의 상담소’에서는 남편 사후에야 불륜 사실을 알게 된 한 여성의 사연이 전해졌다.
방송에 따르면, 사연자 A씨는 지난 8월 스스로 목숨을 끊은 남편 B씨의 유품을 정리하던 중 그가 생전에 벌였던 불륜의 흔적들을 발견하게 됐다.
당초 A씨는 남편 B씨가 다른 여성 C씨와 식당 등을 출입한 사실을 알게돼 불륜을 의심하며 부부싸움을 자주 벌였으나, B씨가 세상을 떠나자 그의 죽음을 자책하며 삶을 비관하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A씨는 B씨의 유품을 살펴보던 중 그의 휴대폰에 저장돼있던 C씨의 기록들을 발견했다.
A씨는 남편이 C씨와 함께 베트남 여행을 다녀오고 그녀의 집에 자주 출입하기도 했던 사실을 확인했다.
C씨는 최근 A씨를 찾아와 불륜 사실을 실토했다.
그녀는 지난 2019년부터 B씨와 교제하다가 2020년 12월 A씨의 의심 전화를 받고 B씨의 번호를 수신 거부해왔다고 털어놓았다.
또한 B씨와의 여행 및 그가 자신의 집에 방문했던 사실은 인정했으나, 레스토랑과 모텔에 간 것은 부인했다.
아울러 C씨는 B씨가 세상을 떠나기 얼마 전 그에게 2통의 전화를 걸었으나 받지 않자 ‘연락 부탁한다’는 메시지를 남긴 것이 전부라고도 밝혔다.
남편의 불륜 내막을 알게 된 A씨는 C씨로 인해 힘들었던 시간들을 지울 수 없는 상태이며, 그녀에 대한 일체의 소송이 가능한지, 이것이 불가능하면 C씨의 회사에 찾아가 망신을 주는 것 등이 가능한지를 문의해왔다.
패널로 출연한 백수현 변호사는 “불륜 상대에 대한 손해배상 소송은 이혼 소송과 별개이기 때문에 이혼했거나 배우자가 사망했더라도 제기 가능하다”라고 밝혔다.
다만 백 변호사는 “불륜 상대가 배우자의 기혼 사실을 인지한 상태에서 부정행위를 저질렀다는 명확한 증거가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공소시효에 대해서도 백 변호사는 “손해배상 소송의 경우 가해자를 안 날로부터 3년·불법행위로 피해를 본 날로부터 10년 내 제기해야 한다”며 “사연자가 2020년 12월 남편의 부정행위를 인지했기 때문에 여행, 거주지 체류 등 각각의 부정행위로 인한 손해 사실에 대해 3년 이내에 소를 제기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백 변호사는 고소 시 필요한 증거에 대해서는 “부정행위 당사자들이 주고받은 각종 메시지나 통화 내역, 이들의 행위가 담긴 블랙박스 등 여러 가지가 증거가 된다”며 “휴대폰 속 기록들은 증거 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서 백 변호사는 “승소 시 위자료는 통상적으로 1000만~3000만원 정도로 정해지나 부정행위를 벌인 기간 및 피해자의 피해 정도, 불륜 상대가 경제적 이익을 제공받은 경우 등에 따라 5000만원 이상으로 책정되기도 한다”고 전했다.
또한 불륜 상대가 용서를 구한 행위에 대해서는 “반성은 했다고 보여지지만 법원에서 일관된 진술을 하지 않거나 변명 등을 할 경우 위자료가 오히려 증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불륜 상대를 공개적으로 알리는 행위에 대해 백 변호사는 “사연자의 억울한 사정에는 충분히 공감하나 감정적인 대응은 명예훼손 문제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자제하는 것이 좋다”고 충고했다.
끝으로 백 변호사는 “합법적인 범위 내에서 증거를 충분히 수집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재우 온라인 뉴스 기자 wampc@segye.com
|
<본 콘텐츠의 저작권 및 법적 책임은 세계일보(www.segye.com)에 있으며, 뽐뿌는 제휴를 통해 제공하고 있습니다.>
|
|
등록안내
등록안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