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자흐 CICA 정상회의에 촉각
러 “튀르키예가 아이디어 제시 가능성”
“절대 안되는 것은 없다” 휴전 여지 남겨
우크라는 러 철군전 협상불가 입장 여전
러, 우크라 수도 키이우 자폭드론 공격
우크라, 동부·남부서 영토탈환 이어가
유엔, 압도적 찬성으로 러 규탄결의안
우크라이나 수도에 자폭 드론 공격이 벌어지는 등 전세가 격화하는 와중에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터키) 대통령의 13일(현지시간) 회동에 국제사회는 평화에 대한 실낱같은 희망을 걸었다.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오른쪽)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 지난 8월 5일(현지시간) 러시아 소치에서 정상회담을 하기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튀르키예 대통령실 제공 |
◆전쟁 격화 속 러·튀 정상회담 실낱 희망
푸틴 대통령은 이날 아시아교류·신뢰 구축 회의(CICA) 제6차 정상회의 참석과 에르도안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위해 카자흐스탄 아스타나에 도착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앞서 푸틴 대통령에게 우크라이나와의 휴전 중재 방침을 밝힌 바 있다.
CICA는 카자흐스탄 주도로 아시아의 평화, 안보 및 안전보장을 위한 회원국 간 협력 강화를 위해 1992년 창설된 국제포럼이다.
유리 우샤코프 러시아 대통령 보좌관은 전날(12일) 러시아·튀르키예 정상회담에 앞선 브리핑에서 “회담에서 튀르키예가 우크라이나의 평화를 위한 아이디어를 제시할 가능성이 있다”며 “에르도안 대통령이 공식적으로 무언가를 제안할 것”이라고 밝혔다.
메블뤼트 차우쇼을루 튀르키예 외무장관은 “가능한 한 양측이 휴전해야 한다.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고 말했다.
튀르키예는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이지만 전쟁 뒤 서방의 대러 제재에 동참하지 않으면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측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 중이다.
튀르키예는 지난 3월에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평화 회담을 주관했으나 별다른 성과를 내진 못했다.
최근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서 전세가 불리한 러시아는 휴전 협상 가능성을 열어놓았지만 우크라이나 측은 러시아군 철군 전 협상 불가 입장이다.
우샤코프 보좌관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최근 푸틴 대통령과 협상을 절대 하지 않겠다는 법령에 서명한 것에 대해 “절대 안 된다는 것은 없다”고 강조했다.
 |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삼성전자 입주건물의 푸른색 유리창이 러시아군 공습 여파로 파손된 모습을 미국의 민간 위성업체 막사 테크놀로지가 12일(현지시간) 촬영해 공개했다.
러시아군이 크름대교 폭발 사건에 대한 보복으로 10일 키이우 등의 민간 기반시설을 겨냥해 대대적인 미사일 공격을 할 당시 옆 건물이 피격되면서 삼성전자 입주건물의 저층부도 손상됐다.
막사 테크놀로지 제공, AP연합뉴스 |
지난 8일 크름대교 폭발 사고를 빌미로 10일부터 시작된 러시아군의 본격적인 공격은 나흘째 계속됐다.
이날 새벽에는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의 중대 기반시설들이 자폭 드론 공격을 받았다고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이 발표했다.
기반 시설이 어디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동부 도네츠크주 아우디이우카 마을의 시장에선 러시아군 포격으로 7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우크라이나군은 동부와 남부 전선에서 영토 탈환을 이어가고 있다.
우크라이나군은 전날 밤 돈바스 지역인 도네츠크주에서 진군을 계속하고 있고, 남부 헤르손주의 5개 마을을 추가로 수복했다고 발표했다.
◆유엔총회 러 규탄결의 압도적 찬성 통과
유엔총회에서는 우크라이나 영토에 대한 불법적 병합 시도를 규탄하는 결의안이 찬성 143, 반대 5, 기권 35의 압도적 찬성으로 채택됐다.
러시아와 함께 북한, 벨라루스, 니카라과, 시리아가 반대표를 던졌고 중국과 인도는 기권했다.
 | 1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긴급 특별총회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점령지 병합 주민투표 규탄 결의안 채택 투표 결과가 모니터에 표시되고 있다.
AP뉴시스 |
서방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추가 무기 지원에 속도를 내고 있다.
BBC 등에 따르면 영국 국방부는 미국의 첨단지대공미사일체계(NASAMS)와 함께 사용할 수 있도록 중거리 공대공미사일(AMRAAM)을 조만간 우크라이나에 제공할 예정이다.
AMRAAM은 순항미사일을 격추할 수 있는 로켓이다.
미국은 앞서 미사일과 항공기 공격에서 방어할 수 있는 NASAMS 2기를 서둘러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국제사회 지원액을 추적하는 독일의 세계 경제를 위한 키엘 연구소는 1월부터 이달 3일까지 미국이 520억유로(약 72조933억원)가 넘는 군사, 재정 및 인도적 지원을 약속했다고 했다.
유럽연합(EU)과 스위스 등 유럽국가 지원액은 약 290억유로(40조2058억원)다.
미국과 유럽국가 국내총생산(GDP)에서 지원액이 차지하는 비율은 각각 0.25%와 0.19%다.
무기의 경우 나토와 EU국가 전체 탱크 재고의 약 2%, 곡사포의 4%, 다중발사로켓시스템(MLRs)의 5%가 우크라이나로 건너갔다.
독일은 우크라이나에 자국의 곡사포와 MRLs 각각 12%, 프랑스는 MRLs 15%를 제공했다.
나기천 기자 n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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