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은희 국민의힘 의원 등 8월 ‘식품표시광고법’ 일부개정법률안 발의
“마약 김밥, 마약 떡볶이 등 사회윤리적 문제 소지 명칭 광고로 노출될 우려” 이유 밝혀
국내 일반음식점에서 이미 널리 쓰이는 실정…서울시 등은 조례로 시정 권고 가능 조항 담아
 | | 권은희 국민의힘 의원. 연합뉴스 |
식품 등 광고 시 ‘마약 김밥’과 같은 명칭을 사용하지 못하게 규정하는 법안이 발의돼 국회를 통과할지 관심이 쏠린다.
17일 국회 등에 따르면 앞서 권은희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8월 ‘식품 등의 표시·광고에 관한 법률(식품표시광고법)’ 일부개정안을 대표로 발의했다.
발의자에는 같은당 태영호 의원 등 10명이 함께 이름을 올렸다.
권 의원은 “현행법 제8조는 식품 등의 표시 또는 광고할 때 명칭에 사행심을 조장하거나 음란한 표현을 사용, 공중도덕이나 사회윤리를 현저하게 침해하는 표시 또는 광고를 못하도록 규정한다”며 “마약 김밥, 마약 떡볶이 예에서 보듯 사회윤리적 문제를 발생시킬 소지가 있는 명칭이 광고로 노출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유해약물·유해물건에 대한 표현을 사용해 사회윤리를 현저하게 침해하는 표시나 광고를 금지해 올바른 사회윤리형성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고자 한다”고 발의 배경을 설명했다.
현행 식품표시광고법 제8조 1항의 8호는 ‘사행심을 조장하거나 음란한 표현을 사용해 공중도덕이나 사회윤리를 현저하게 침해하는 표시 또는 광고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관계 당국은 이를 어길 시 시정을 명령할 수 있으며, 6개월 이내 기간을 정해 영업의 전부 또는 일부를 정지하거나 영업허가 또는 등록을 취소할 수 있다.
기존 조항의 ‘음란한 표현’을 ‘음란한 표현 또는 유해약물·유해물건과 관련한 표현’으로 수정해 규제를 강화하자는 게 법안 발의 취지다.
명칭이 ‘마약 김밥’이라고 해서 식당 이용객이 실제로 마약으로 인식할 가능성은 낮다고 볼 수 있지만, 정서상 해당 용어를 쓰는 게 맞지 않으므로 법을 통한 명확한 규제가 있을 때 강력한 단속 등 조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 | ‘식품 등의 표시·광고에 관한 법률(식품표시광고법)’ 일부개정안의 신·구 조문 대비표. 의안정보시스템 제공 |
중독될 만큼 맛있다는 의미를 강조하고자 쓰이는 ‘마약’이라는 명칭은 대중 일반음식점에서 널리 사용되는 것으로 보인다.
17일 오후 5시30분 기준 행정안전부의 지방행정 인허가 데이터 개방시스템에서 ‘마약’으로 검색 결과 전국 일반음식점 총 200여곳의 업소명에 포함된 것으로 나타난다.
서울시는 2020년에 ‘마약 떡볶이’나 ‘마약 김밥’ 같은 표현을 쓰지 않도록 당국이 영업자에 권고할 수 있는 조항이 들어간 ‘서울특별시 국어 사용 조례 일부개정조례’를 공포했다.
개정 조례에는 광고물 등에 올바르지 못한 표현이 있을 경우 이를 바로잡도록 서울시장이 영업자에게 권고할 수 있는 등 조항이 신설됐다.
시는 “메뉴판 등에 마약 김밥, 마약 떡볶이 등의 용어가 무분별하게 사용되고 있어 청소년 등의 교육 및 정신건강에 이롭지 못함에 따라 이를 완화할 수 있는 근거 규정을 마련해 청소년의 건전한 성장 및 올바른 국어·한글 사용 문화의 조성 등에 기여하려는 것”이라고 조례 개정 이유를 밝혔었다.
경남도의회도 지난 6월 당시 윤성미 국민의힘 도의원이 발의한 ‘경상남도 우리말 바르게 쓰기 조례 일부개정 조례안’을 의결했다.
조례안은 청소년 마약 문제가 점차 심각해지는 상황에서 ‘마약 김밥’, ‘마약 떡볶이’, ‘마약 베개’ 등 일상생활과 밀접한 식품의 명칭 또는 상호를 마약의 심각성도 모른 채 쉽게 사용하는 것에 대한 위험성을 인식시키려고 발의됐으며, 도지사가 광고물 등을 표시하거나 설치하려는 영업자에 대해 광고물 등에 한글이 올바르게 표시되도록 홍보하거나 권고하도록 하는 조항을 담았다.
윤 도의원은 “마약이라는 용어 자체를 청소년들이 접하지 못하도록 해야 하고, 이를 위해 일상생활에서 마약이라는 용어를 절대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번 조례 개정으로 마약이라는 용어가 우리 일상생활에 사라지기를 바란다”고 말했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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