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알코올성 지방간, 비만·당뇨병·고지혈증 등 대사질환과 연관
지방간 환자 일부, 간경변증?간암 위험…적극적인 관리 필요
 | | 게티이미지뱅크 |
간에 지방이 쌓이는 현상인 ‘지방간’. 이는 정상 간에서 지방의 비율이 5%를 초과한 것을 말한다.
지방간은 술로 인해 발생하는 ‘알코올성 지방간’과 술과 상관없이 당뇨병·고지혈증과 같은 대사질환에 관련돼 발생하는 ‘비(非)알코올 지방간’으로 나뉜다.
지방간에 대해 사람들은 보통 술을 과하게 마시는 경우 발생한다고 생각해 ‘애주가의 질환’이라고 여기지만, 최근에는 술을 마시지 않는데도 발생하는 비알코올 지방간 환자가 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비알코올 지방간은 너무 흔한 질환이라서 안일하게 생각하기 쉽지만, 적절한 치료 없이 방치하면 간경변 및 간암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어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다.
20일 의료계에 따르면 최근 비알코올 지방간 환자는 계속 늘고 있는 추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민관심질병 통계자료에 따르면 비알코올 지방간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2017년 28만3038명에서 2021년 40만5950명으로 집계됐다.
5년 새 환자가 40% 이상 증가한 것이다.
이처럼 비알코올성 지방간 환자가 늘어나는 이유로 식생활의 서구화로 과도한 고칼로리 음식 섭취와 운동부족 등이 거론된다.
비알코올 지방간은 알코올성 지방간과 비슷하게 간에 지방이 만성적으로 쌓여 발생한다.
알코올성 지방간이 과음으로 생기는 데 반해 대부분 비만, 당뇨병, 고지혈증 등 대사질환과 연관돼 발생한다.
더 심한 경우에는 관상동맥이나 뇌혈관 질환의 유병률이 증가하고, 심혈관 질환으로 인한 사망률도 높게 나타난다.
과식이나 운동 부족, 내장지방 등이 우리 몸에 인슐린 저항성을 불러오게 되는데, 이렇게 인슐린 저항성을 가진 대사상태가 간에 영향을 미치면 비알코올 지방간이 발생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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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경희대병원 소화기내과 신현필 교수는 “술을 마시지 않아도 비만이나 내장지방, 잘못된 식생활, 특히 탄수화물을 포함한 과도한 칼로리 섭취가 지방간을 불러올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비만, 당뇨병, 고지혈증을 앓는 환자 중 상당수가 지방간을 앓고 있다.
지방간은 특별한 증상이 없다.
가끔 가벼운 복부 불편감이 있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잦은 피로감 정도를 느낀다.
대개 혈액검사와 간기능검사 등 정기적인 건강검진에서 이상 소견을 확인하게 되는 이유다.
특히 비만, 당뇨병, 고지혈증이 있는 사람이 간 기능 검사에서 이상 소견이 나왔지만, 간 검사를 한 적이 없다면 지방간 질환을 의심하고 검사를 해보는 것이 좋다.
지방간은 보통 혈액을 통한 간 기능검사와 상복부 초음파 검사를 통해 진단을 하게 된다.
지방간이 있더라도 초음파 결과와 간 수치가 정상범위로 나오는 경우가 있다.
비알코올 지방간염의 경우에 조직검사를 통해 간 내 지방의 침착 정도와 염증이나 섬유화 등을 정확히 확인하고 다른 질환과 감별진단이 가능해서 간 전문의와 상담 후 조직검사를 필요로 할 수 있다.
다만 모든 지방간 질환이 조직검사가 필요한 것은 아니고, 간경변증 진행을 보기 위한 간섬유화 검사도 혈액검사나, 영상검사, 간 섬유화 스캔 검사와 같은 좀 더 안전하고 쉬운 방법으로 평가할 수 있다.
비알코올 지방간을 방치하면 환자의 3분의 1 가량에서 비알코올 지방간염으로 진행할 수 있다.
비알코올 지방간염 환자의 일부는 간경변증으로 발전한다.
간경변은 간세포가 파괴되고 정상조직이 감소하면서 간 기능이 상실되는 만성질환으로 간암을 일으키는 주요한 원인이다.
일단 간경변까지 진행되면 정상조직으로 되돌릴 방법은 없어서 지방간을 앓고 있다면 심한 손상이 진행되기 전에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비알코올 지방간 질환자 중 일부는 간경변증이 진행되기 전에도 간암이 발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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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알코올 지방간의 경우 지방간 자체를 치료하는 승인된 약제는 없어서 고지혈증, 당뇨병, 비만 등의 관련된 위험요인들을 우선 치료한다.
해당 질병을 치료하는 약제 치료도 중요하지만 식생활습관을 교정하고 운동을 병행해야 한다.
이를 통해 지방간도 같이 좋아지는 것이다.
지방간염의 경우에는 비타민E나 인슐린 저항성 개선 약제도 사용할 수는 있으나 부작용 등 안전성을 고려해서 신중하게 투여한다.
흔히 사용하는 여러 간장 질환 약제 등은 그 효과를 객관적으로 인정받지 못했다.
그래서 식사요법과 운동요법을 통한 체중감량과 생활습관 개선이 인슐린 저항성과 같은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하기에 더 중요하다.
고도비만의 경우 식사와 운동만으로는 치료가 어려워 비만 대사수술을 고려할 수도 있으나 다른 방법이 어려운 극히 일부 환자에서만 고려된다.
지방간은 알코올이나 비만, 당뇨병, 고지혈증 등 비교적 원인이 분명하고, 잘 알려져 있기 때문에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
평소 술을 줄이고, 고칼로리 음식 섭취를 조절하면서, 적어도 일주일에 3일 이상은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특히 나이가 들고, 근육량이 줄어들면, 체내 에너지 소비가 떨어지고, 지방간의 위험이 증가하기 때문에 유산소 운동과 더불어 근력운동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
이승구 온라인 뉴스 기자 lee_ow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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