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한진주 기자] 이상민 행안부 장관이 이태원 압사 참사 원인을 놓고 "(경찰·소방 대응으로) 사고를 막는게 불가능했다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원인이었는지 의문"이라고 31일 말했다.
부정 여론이 확산하고 있음에도 오전까지 기존 입장을 되풀이하는 발언을 내놓았다가 뭇매를 맞고 오후 늦게 "유감을 표명한다"고 수습했다.

이 장관은 이날 오전 10시 30분께 서울 시청 앞 광장에 마련된 이태원 사고 사망자 합동 분향소에서 조문한 후 취재진이 '경찰·소방 인력 사전 배치로 사고를 막는 게 불가능 했다'는 말의 의미에 대해 묻자 이같이 답했다.
행안부 장관으로서 적절하지 않은 발언이라는 지적이 나왔음에도 기존 입장을 고수하는 답변을 내놓은 것이다.

전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긴급대책회의 브리핑에서 이 장관은 "경찰·소방 인력을 미리 배치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었다"고 발언해 책임 회피성 발언이라는 지적이 이어졌다.
이 장관은 "그전과 비교했을 때 특별히 우려할 정도로 많은 인파가 모였던 것은 아니다.
평시와 비슷한 수준의 병력이 배치되었던 것으로 파악한다"고 발언한 바 있다.

이 장관은 이날 현장에서 취재진에게 "과연 경찰의 병력 부족으로 발생한 사고였는지, 아니면 근본적으로 집회나 모임에 시정해야 할 것이 있는지를 더 깊게 연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이어 "(사전 포착된) 특이사항은 없었다"며 "핼러윈을 맞아 이태원에 모인 시민이 예년 8∼10만명에서 이번 13만명으로 30％ 정도 늘었고, 경찰은 예년 80∼100명에서 올해 130여명으로 40％ 증원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 장관은 "정확한 원인을 알아야 앞으로도 대참사를 면할 수 있기 때문에 경찰의 정확한 사고 원인(발표)이 나오기 전까지는 섣부른 예측이나 추측, 선동성 정치적 주장을 해서는 안된다는 취지"라고 해명했다.

이 장관은 전날 책임 회피 발언이 논란이 되자 이날 오후 4시경 행정안전부는 출입기자단에 설명자료를 냈다.
이 장관은 "재발방지를 위해 정확한 사고원인을 파악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국민들께서 염려하실 수도 있는 발언을 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앞으로 더욱 사고 수습에 전념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한 총리는 이상민 행안부 장관의 발언을 놓고 부정적인 여론이 확산한다는 지적에 대해 "전체적으로 보면 예년에 비해 많은 숫자의 경찰 인력들이 여러가지 수고를 많이 하는 과정에서도 (사고 현장에) 투입이 되었다는 말씀을 설명하는 취지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 총리는 이번 참사와 관련해 지방자치단체·경찰의 책임론이 제기되는 것에 대해서는 "거기에 대해 많은 반론이 있고 정확한 사고 원인을 치밀하게 조사해 밝혀질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