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경찰청이 공개한 이태원 참사 관련 11건의 112 신고 접수 녹취록에는 당시의 다급한 상황이 고스란히 담겼다.
사고가 발생한 지난달 29일 오후 6시34분 접수된 첫 신고 녹취록에서 신고자는 가게 상호 등을 특정해 해당 골목 위치를 구체적으로 설명하면서 “지금 너무 소름 끼친다.
그 골목이 굉장히 좁은 골목인데”라고 말했다.
사고 약 4시간 전 이미 해당 골목의 혼잡도가 심각한 상황이라는 신고가 경찰에 접수됐던 것이다.
 | 박찬대 최고위원을 비롯한 더불어민주당 이태원 참사 대책본부 의원들이 1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태원 핼러윈 압사 참사 현장을 찾아 둘러보고 있다.
뉴스1 |
신고자는 “지금 아무도 통제를 안 하는데 경찰이 좀 서서 통제해서 인구를 뺀 다음에 안으로 들어오게 해줘야 하지 않나”라고 말했다.
신고를 접수한 경찰관은 “교행이 잘 안 되고 압사, 밀려서 넘어지고 그러면 큰 사고 날 것 같다는 건가”라며 상황을 이해한 듯한 반응을 보인 뒤 “출동해서 확인해보겠다”고 답했다.
사고 약 두 시간 전인 오후 8시33분 접수된 신고에서는 사람들이 쓰러지고 있다는 말이 등장했다.
신고자는 “사람들이 길바닥에 쓰러지고 지금 너무 사고 날 것 같다.
위험하다”며 심각성을 거듭 강조했다.
20분 뒤인 오후 8시53분 신고 녹취에서는 통신이 불안정해 잡음이 들리기 시작했다.
신고자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 막 압사당할 것 같다”며 “사람들이 거의 압사당하고 있다.
아수라장이다”라고 했다.
이어 “장난이 아니다.
장난 전화가 아니다”라며 연신 위급한 상황임을 전달했다.
9시쯤 접수된 두 건의 신고에서도 신고자들은 “진짜 사람이 죽을 것 같다”며 경찰이 신속히 충돌해달라고 부탁했다.
사고 약 25분 전인 오후 9시51분 접수된 녹취록의 신고자는 “가능하면 빨리 나와달라. 지금 되게 위험한 상황인 것 같다”며 연신 빨리 와달라고 구조 요청을 했다.
9분 뒤인 오후 10시 정각 녹취록에서도 신고자는 “골목에서 내려오기가… 막 밀고 압사당할 것 같다”며 “통제 좀 해달라”고 다급하게 요청했다.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출동하겠다고 답했다.
사고 직전인 오후 10시11분 마지막으로 접수된 신고 녹취록에서 신고자는 “여기 압사될 것 같다.
다들 난리 났다”고 말했다.
위치를 설명하는 신고자의 음성 뒤로는 떠밀리는 사람들의 비명이 연이어 담겼다.
경찰은 마찬가지로 “그쪽으로 출동하겠다”는 짧은 답을 남겼다.
세계일보는 이번 참사로 안타깝게 숨진 분들의 명복을 빌며, 유족들의 슬픔에 깊은 위로를 드립니다.
박지원 기자 g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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