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세홍 GS칼텍스 사장이 본인 소유의 서울 청담동 소재 고급 아파트 담보 대출금으로 그룹 내 계열사 지분을 크게 늘렸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일감몰아주기 의혹이 제기됐던 관계사 지분을 아파트 대출금으로 획득, 이를 기반으로 5년 만에 지주사 지분율을 2배가량 확대했다는 분석이다.
문제는 지분을 확보한 관계사에서 매년 수십억원씩 배당금을 받아 지주사 지분을 획득, 그룹 내 장악력을 확대했다는 점이다.
8일 아주경제 취재 결과 허 사장은 지난 2006년 1월 자신이 소유한 서울 강남구 청담동 소재 이니그마빌2차 아파트를 담보로 시중은행으로부터 66억원의 대출을 받았다.
허 사장은 2003년 해당 아파트를 건축 시행사인 경원코퍼레이션으로부터 매입했다.
2008년 기준 해당 아파트의 실거래가는 약 27억원이었다.
해당 아파트 외에 추가 물건의 담보 설정을 통해 실거래가의 3배 가까운 대출을 받은 것으로 파악된다.
GS칼텍스 측은 허 사장이 대출한 66억원의 사용처에 대해 확인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그가 대출금을 지주사 ㈜GS와 여러 관계사에 투자한 정황이 포착됐다.
이 관계사들은 지난해 4월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내부거래 의혹 조사를 받기도 했다.
대표적인 관계사가 코스모아이넷의 사업을 양도 받아 2006년 5월 설립된 GS ITM이다.
이 업체는 총수 일가 소유 성격이 강하고, 당시 허 사장은 5.37%를 가진 대주주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담보대출을 받은지 4개월 후다.
앞선 4월에는 비슷한 성격의 관계사 위너셋의 지분 7.67%를 확보, 주요주주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밖에 옥산유통(7.1%), 보헌개발(33.3%) 등 일감몰아주기 의혹이 제기된 관계사에서도 허 사장의 이름을 확인할 수 있다.
허 사장이 2006년 지분을 확보한 GS ITM과 위너셋은 이듬해인 2007년부터 배당을 시작했다.
그는 자신의 고급 아파트를 담보로 빌린 66억원을 변제한 2011년까지 GS ITM, 위너셋, 옥산유통 등으로부터 약 23억원이라는 배당금을 받았다.
배당금은 이들 관계사가 청산하거나 매각된 최근까지도 지급됐다.
허 사장은 ㈜GS의 지분 확보에도 공을 들였다.
2006년 4월부터 ㈜GS지분 매입을 시작해 0.83% 수준이었던 것을 이듬해 1.3%까지 확대했다.
이후 꾸준히 지분 확대를 추진, 2011년에는 1.43%까지 늘렸다.
허 사장이 ㈜GS지분을 본격적으로 확보하기 시작한 2006년부터 5년간 ㈜GS로부터 받은 배당금은 74억2741만원이다.
GS ITM, 위너셋 등 관계사와 ㈜GS에서 5년간 받은 배당금이 100억원에 육박한다.
아파트 대출 담보금을 갚고도 30억원에 가까운 이익이 남았다.
2006년부터 그룹 관계사 지분과 지주사 지분 확대 기반을 마련한 허 사장은 2007년 GS칼텍스 상무로 승진 후 2019년 사장 자리에 앉았다.
재계에서는 허 사장이 그룹의 일감몰아주기를 통해 수익이 확정된 관계사에 투자, 이후 그 이익금을 ㈜GS에 재투자해 결과적으로 배당금과 그룹 내 입지를 모두 챙겼다는 분석이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잘 짜인 프로그램에 따라 승진과 돈, 그룹 내 입지를 모두 챙긴 것”이라며 “시작은 그가 가진 아파트 한 채에서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GS칼텍스 측은 "사장의 개인적인 대출 및 투자 사안이기 때문에 답변이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허세홍 GS칼텍스 사장[사진=GS칼텍스]
아주경제=김성현 기자 minus1@ajunew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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