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은 폐차밖에 답 없어…건물 관리인·건물주, ‘책임 회피’만”
누리꾼들 “사람 다쳤어도 이렇게 대응할까”…한목소리로 성토
 | |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
골목을 지나가다가 차 위로 쇠기둥이 떨어지면서 결국 폐차 위기에 놓인 운전자의 사연이 전해져 공분을 사고 있다.
이 운전자는 해당 사고에 대해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면서 “억울함을 넘어 사회에 대해 씁쓸함이 생긴다”고 토로했다.
누리꾼들은 “사람이 다쳤어도 이렇게 대응할까?”라며 건물주와 건물 관리인, 해당 지방자치단체인 강남구청을 한목소리로 성토했다.
지난 9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가로수길 골목서 건물 광고판 기둥이 떨어져 차를 폐차하게 생겼어요’라는 글과 사진이 올라왔다.
글쓴이 A씨에 따르면 사고는 지난달 4일 오후 1시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가로수길에서 발생했다.
A씨는 “가로수길 골목을 차로 천천히 지나가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골목의 한 건물 광고판을 받치고 있던 쇠기둥이 떨어져 차를 덮쳤다”라며 “처음에는 폭탄이 터진 줄 알 정도로 큰 충격을 받았다.
너무 정신이 없었다”고 밝혔다.
A씨가 올린 사진을 보면 해당 사고로 차량 앞 유리는 산산조각이 났고, 보닛 등이 긁힌 모습이다.
그는 “루프 부분이 천이었기 때문에 완충 역할을 해서 저 정도다.
조수석 안쪽까지 유리 파편이 다 들어왔다”라며 “루프를 고정한 쇠들이 꺾여서 망가졌는데, 이걸 수리할 수도 없고 이 부분만 견적이 1400만원 나왔다”라고 설명했다.
이후 보험회사 측은 건물 측 과실이 100% 라며 병원 치료 및 차 수리를 권했고, 사고 이틀 뒤 A씨는 강남경찰서에 형사 고소를 진행했다.
A씨는 사고가 발생한 지 한 달이 지난 현재까지도 ‘외상 후 스트레스’로 정신과 진료 및 목과 허리 등을 치료받고 있다.
 | |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
하지만 사건의 진척이 없다는 점이 문제였다.
A씨는 “차는 평소 애지중지 아끼던 거라 10년 동안 3만㎞밖에 타지 않았다.
쉽게 고칠 줄 알았는데 보험사에서 고칠 수 없다고 하고, 이탈리아 본사에서도 부품이 없어 폐차밖에 답이 없다고 한다”라고 토로했다.
이어 “그런데 (사고에 대해)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
형사는 아직도 수사 중이라고 한다”라며 “건물 관리인은 본인에게 책임이 지어질까 봐 건물주에게도 전할 의무가 없다고 하고, 건물주는 광고판이 세워진 걸 몰랐다는 식으로 책임을 회피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처음에는 제가 크게 안 다친 걸 감사하며 넘겼으나, 가장 화가 나는 것은 이 사건을 별일 아니라는 식으로 넘기는 태도들이다.
진짜 사람이 죽을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거냐. 만약 제가 걸어갔으면 어떤 일이 생겼겠냐”라며 “피해자는 있는데 건물주는 사과도, 연락도 없다.
본인들끼리 책임을 회피한다”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또한 “처음에 안일하게 생각한 것 같다.
이렇게 복잡해질 줄 몰랐고, 변호사를 쓸 정도의 일이라고 생각도 못 했다”라며 “형사분께서 책임자를 밝혀주시면 그때 변호사를 쓰려고 했다.
보험사도 제 과실이 아닌데 책임자가 밝혀지지 않아서 아직 구상권을 청구할 수도 없고, 해줄 수 있는 것도 없다더라. 금방 해결될 일이라고 생각한 것이 잘못인 것 같다”라고 밝혔다.
아울러 A씨는 “단지 지나간 것뿐인데...”라면서 “이럴 땐 어떻게 해야 하냐. 일도 못 하고 혼자 속상한데 답이 안 보인다”라고 속상한 마음을 표현했다.
해당 게시글을 본 누리꾼들은 ‘사람이 다쳤어도 이렇게 대응할까?’, ‘강남 한복판에서 인명사고로 이어질 수 있었던 큰 사건이다’, ‘강남구청에도 신고해서 불법 광고판 벌금 물게 하라’, ‘건물주, 건물 관리인을 포함해 강남구청의 방관과 안일한 대처가 부른 사고가 아닐까 싶다’, ‘묻지마식 책임전가에 신물 난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이승구 온라인 뉴스 기자 lee_ow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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