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의원 "명백한 입법권 침해, 야당 탄압" 반발
검찰이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뇌물수수·정치자금법위반 등 혐의를 포착하고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10억원의 불법자금을 수수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같은 당 이정근 전 사무부총장 사건의 여죄를 쫓는 과정에서 노 의원 혐의가 포착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부장검사 김영철)는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의 노 의원 국회의원회관 사무실과 마포구의 지역구 사무실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압수수색을 시도했다.
노 의원은 사업가 박모씨로부터 청탁과 함께 여러차례에 걸쳐 6000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 돈이 2020년 8월 전당대회 출마 비용으로 흘러 들어간 것으로 의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씨는 이 전 부총장에게 청탁과 함께 뒷돈을 건넨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지난달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알선수재) 및 정치자금법위반, 변호사법 위반 등 혐의로 이 전 부총장을 재판에 넘긴 검찰은 기소 이후에도 박씨가 건넸다고 주장하는 자금의 용처를 뒤쫓아왔다.
앞서 검찰은 이 전 부총장 압수수색을 통해 새로 개통한 휴대전화가 아닌 과거에 사용하던 휴대전화를 확보한 바 있다.
과거 휴대전화에는 전 정부 청와대 유력인사 및 민주당 중진 의원들과 통화한 내역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박씨로부터 확보한 진술 및 녹취록 등 물증과 함께 여죄를 수사하던 과정에서 노 의원에게 돈이 흘러간 정황을 파악한 것으로 보인다.
이 전 부총장 공소장에는 당시 대통령 비서실장과 국회의원, 산업통상자원부·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친분을 과시하는 내용이 포함돼있다.
검찰은 언급된 이들과 이 전 부총장 사이 실제 청탁 또는 돈이 오갔는지를 중점적으로 살피고 있다.
계좌추적 등 자금흐름 수사 진척 정도에 따라 야권 유력인사가 줄줄이 수사선상에 오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4선 중진인 노 의원은 민주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 원장을 맡고 있다가 최근 사의를 표했다.
노 의원은 이날 오후 입장문을 통해 "검찰이 이정근 전 사무부총장의 공소장에 이름도 거론되지 않던 야당 중진 의원에 대해 회기 중에 현역 의원 사무실을 압수수색하는 것은 명백한 입법권 침해이며 야당 탄압"이라고 밝혔다.
또 "특히 검찰이 지목한 청탁 관련 내용은 관련 상임위원회도 아니어서 청탁받을 수도, 할 수도 없는 위치에 있었기에 명백한 허위 사실"이라고 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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