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희생자를 성적으로 모욕한 20대가 재판에 넘겨졌다.
이태원 참사 이후 2차 가해 범죄를 기소한 첫 사례다.
17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서부지검 형사1부(김상현 부장검사)는 전날 A(26)씨를 정보통신망법상 음란물유포 혐의로 기소했다.
A씨는 이태원 참사 이튿날인 지난달 30일 여성 희생자와 관련해 인터넷에 음란한 내용의 글을 게시하고 성적으로 조롱한 혐의를 받는다.
 | | 서울 용산구 이태원 압사 참사 현장 모습. 연합뉴스 |
경찰은 온라인 계정 가입자 정보 등을 토대로 A씨를 특정해 지난 14일 검찰에 송치했다.
검찰은 이런 모욕·조롱 글이 온라인에 더 유포되거나 비슷한 범죄가 추가로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보고 이례적으로 송치 이틀 만에 정식재판을 청구했다.
검찰은 이번 사안이 유족들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힌 반인권적 사안으로 보고 이와 유사한 범죄를 엄정히 처리하겠다는 입장이다.
한편 이번 참사 이후 온라인에서는 희생자들의 사진이나 모욕이나 성희롱 발언 등이 담긴 글들이 여과 없이 올라오면서 2차 가해가 심각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다만 2014년 세월호 이후 대형 참사 희생자를 향한 모욕이나 명예훼손이 가중처벌을 받는 추세가 늘고 있어 이태원 참사에 대한 2차 가해 역시 엄격한 잣대가 적용될 가능성이 크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온라인을 통해 무분별하게 유포되는 게시물들을 모니터링하고 위법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특히 피해자를 조롱하는 게시글이나 희생자 혹은 부상자들의 사진을 무분별하게 유포하는 경우 처벌이 가능하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고인들의 명예를 훼손할 수 있는 행위와 개인정보 유출행위 등 온라인상 허위사실 유포 행위에 엄정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경찰은 사이버 수사관 46명을 투입해 사이버 대책 상황실을 운영 중이다.
구현모 기자 li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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