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주 최대 69시간제’로 여론의 반발에 부딪혔던 근로시간 개편안에 대한 대국민 설문조사 결과가 조만간 공개된다.
정부가 하반기 노동개혁에 속도를 높이는 가운데 양대노총은 11월 대정부 투쟁을 예고하며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15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정부는 조만간 근로시간 개편안에 대한 대국민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새 개편안을 내놓을 전망이다.
이성희 고용부 차관은 지난 13일 기자들과의 자리에서 “현재 전문가들이 결과 분석을 진행 중”이라며 “가능한 빠른 시일 내 조사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에서 직장인들이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
앞서 정부는 지난 3월 기존의 근로시간을 주 최대 69시간으로 유연화하는 개편안을 발표했다.
하지만 노동계를 중심으로 장시간 근로를 야기할 것이란 우려가 나왔고, 여론도 부정적으로 돌아서자 재검토에 착수했다.
고용부는 국민 6000명을 대상으로 개편안에 관한 설문조사와 그룹별 심층 면접(FGI)을 실시했다.
설문조사는 현재 주 52시간제에 대한 의견과 문제점, 개선 방향에 주안점을 두고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차관은 “국민들과 노사 의견을 아주 가감 없이, 투명하게 수렴할 목적으로 시행됐기 때문에 조사 과정부터 직접적 개입을 거의 하지 않았다”며 객관성을 강조했다.
향후 개선 방향에 대해선 “설문 결과 분석을 마친 다음에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다”며 “설문 결과에서 나타난 국민과 노사 의견을 최대한 반영해서 제도 개편을 준비해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가 근로시간 개편안의 공론화에 나서면서 주춤했던 노동개혁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하지만 정부의 노동개혁에 반발하는 노동계가 사회적 대화를 거부하고 대정부 투쟁 전선을 구축하면서, 하반기 노동개혁 일정이 순탄치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앞서 민주노총이 11월 민중총궐기를 예고한 데 이어 한국노총까지 11월 대정부 투쟁에 가세하면서 양대노총의 ‘추투’(秋鬪)가 하반기 노동개혁의 최대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은 지난 13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11월11일 전국노동자대회를 10만명 규모로 개최할 것”이라며 “한국노총은 윤석열정부의 노동탄압에 맞서 150만 조직이 하나 되어 싸울 것을 선포한다”고 말했다.
그동안 정부와의 대화 기조를 유지했던 한국노총이 사회적 대화를 거부하고 투쟁에 나서면서 노동개혁을 추진하는 정부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아직까지 양대노총이 11월 대정부 투쟁에서 연대 의사를 밝히진 않았지만, 9월 정기국회의 노란봉투법(노동관계조정법 2·3조) 처리 여부와 정부의 노동개혁 일정에 따라 연대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한국노총은 경제사회노동위원회 복귀에 대해 “(정부의) 존중 없이 사회적 대화 재개는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정부는 노정 간의 갈등 국면 속에 노사 법치주의로 개혁의 과제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이 차관은 “단순히 노조를 압박하는 게 아니라 법과 원칙 위에서 선진국형으로 갈 때까지 관행을 개선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권구성 기자 k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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