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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단식 19일째인 18일 오전 여의도 성모병원에 이송된 이후 이후 녹색병원으로 옮겨져 병상 단식을 이어가고 있다.
녹색병원은 상급종합병원에 비해 규모가 작은 데다 단식 장소인 여의도에서 20㎞ 이상 떨어진 곳이다.
이 때문에 정치권 등에서는 이 대표가 회복치료 병원으로 굳이 이곳을 택한 이유를 두고 관심을 보이고 있다.
서울 중랑구 면목동에 있는 녹색병원은 일반 입원실 265병상, 중환자실 14병상을 갖춘 종합병원이다.
내과 6명, 작업환경의학과 5명, 응급의학과 4명 등의 전문의를 포함해 총 35명의 의사가 근무하고 있다.
녹색병원은 원진직업병관리재단(원진재단)이 설립한 병원이다.
1980~1990년대 합성섬유업체 원진레이온 공장에서 불순물인 이황화탄소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해 직원들이 집단 중독되는 사태가 이어졌다.
피해자들의 투쟁 끝에 1993년 피해 노동자들의 보상금을 효율적으로 관리·집행하기 위해 원진재단이 설립됐고 '직업병 전문병원'을 건립하라는 피해자들의 요구에 따라 2003년 문을 열게 된 것이다.
녹색병원은 지금도 취약계층 노동자를 포함해 의료 사각지대 환자들을 위한 활동을 하고 있다.
원진레이온 노동자들의 투쟁을 도운 양길승 전 원장이 초대 원장을 맡았고, 김봉구 원장을 거쳐 현재 임상혁 3대 원장이 병원을 이끌고 있다.
설립 20주년을 맞는 올해엔 취약 노동자들의 건강을 지원하는 '전태일의료센터' 건립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녹색병원의 이 같은 탄생 배경 때문에 이 대표가 이곳에서 병상 단식을 이어가는 게 아니냐는 시각을 내비치고 있다.
다만 민주당 한민수 대변인은 이에 대해 "녹색병원은 단식 치료 경험이 있는 전문의들이 있는 곳"이라며 " 치료를 뒷받침할 시설이 완비된 병원으로 의료진이 권유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이 병원에선 2017~2019년 장기간 굴뚝 농성을 벌였던 파인텍 노동자들, 2018년 40일 넘게 단식농성을 벌인 설조 스님, 2019년 국회 앞에서 고공 단식농성을 하던 형제복지원 피해자 등이 이송돼 치료받았다.
2021년 중대재해법 제정을 촉구하며 20일 넘게 단식하던 정의당 강은미 의원, 지난 7월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저지하기 위해 국회 앞에서 단식하던 민주당 우원식 의원도 이 병원에서 치료받고 회복했다.
변선진 기자 s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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