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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싸움 중 고속도로서 차 세워 아내 사망…딸, 의붓아버지 처벌 촉구

세계일보 기사제공: 2023-10-02 08:20:00

유족 “버스 오는데 걱정은커녕 자신만 피해” 토로
“재산소송에 처벌불원서까지…유기치사죄 적용돼야”

지난 3월19일 오전 충북 청주시 서원구 경부고속도로 상행선 서울방향 남청주IC 인근에서 고속버스가 버스전용차로에 정차해 있던 승용차를 발견하지 못하고 돌진하는 모습. 빨간 원 안의 남성은 버스를 보고 피했으나 남성 뒷쪽에 서 있던 여성은 미처 피하지 못해 사망했다.
‘한문철TV’ 유튜브 영상 갈무리

부부싸움을 하다 홧김에 고속도로 한복판에 차를 세워 60대 아내가 뒤따라오던 버스에 치여 숨진 사고와 관련, 유족이 여성의 남편에 대한 처벌을 촉구하고 나섰다.

2일 교통사고 전문 한문철 변호사 등에 따르면 숨진 A(65)씨의 딸 B씨는 “조수석에 탄 부인이 저희 엄마다.
운전자는 사실혼 상태 동거남”이라며 “반성의 기미도 안 보이고, 그 와중에 재산 소송을 걸었다”며 현재 상황을 전했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3월19일 오전 9시30분쯤 충북 청주시 서원구 경부고속도로 상행선 서울방향 남청주IC 인근에서 고속버스가 버스전용차로에 정차해 있던 승용차를 미처 발견하지 못하고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승용차 조수석에서 내려 밖으로 나오던 A씨가 숨졌다.
사고 직전 차량 밖으로 빠져나온 운전자 남편 C(64)씨는 달려오는 버스를 보고 옆으로 피해 화를 면했다.
경찰 조사 결과 C씨는 A씨와 말다툼을 벌이다가 홧김에 차량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가 난 곳은 승용차가 달릴 수 없는 버스전용 차로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3월19일 오전 충북 청주시 서원구 경부고속도로 상행선 서울방향 남청주IC 인근에서 고속버스가 버스전용차로에 정차해 있던 승용차를 미처 발견하지 못하고 들이받은 뒤의 모습. 충북소방본부 제공

유족은 평소에도 C씨의 과속 문제로 갈등이 있었으며 사고 당일에도 C씨가 과속을 하자 말다툼이 시작됐다고 주장했다.

딸 B씨는 “저희 엄마는 차량을 빨리 빼야겠다는 생각에 (차에서) 내려 사고가 났다”며 “가족끼리 놀러 갔다가 올라오는 중이었다.
(제) 남편이 500m~1㎞ 정도 (거리를 두고) 뒤를 따라가고 있었다.
갑자기 (차가) 버스전용차로로 들어가서 멈추는 걸 목격한 남편이 저를 깨우고 ‘일 났다.
(뭔가) 잘못됐다’며 어머니한테 빨리 전화해보라고 하더라. 다급하게 전화했지만 받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라고 회상했다.

B씨는 “(사고 이후) 운전자(C씨)는 재산 포기각서 공증 받아서 줄 테니 일정 금액을 달라고 했고, 처벌불원서 작성해달라고 하는데 그러고 싶지 않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지난 3월19일 오전 충북 청주시 서원구 경부고속도로 상행선 서울방향 남청주 IC 인근에서 고속버스가 버스전용차로에 정차해 있던 승용차를 미처 발견하지 못하고 들이받은 모습. 충북소방본부 제공

이어 “(블랙박스) 영상 속에서 (C씨가) 어머니한테 피하라는 행동, 말을 하거나 얼굴이라도 한 번 마주쳤다면 저희도 선처를 생각했을 것”이라며 “버스가 다가오고 있는데 걱정하는 행동도 안 보이고 자신만 피하려고 한 부분이 있다.
그걸 보니까 너무 어이가 없고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딸은 한문철 변호사 측에 “(C씨가) 저희에게 재산 소송 걸어왔다”며 “유기치사는 인정되지 않는다는데 교통사고 전문 변호사에게 의뢰하면 결과가 바뀔 수 있나?”라고 물었다.

이에 한 변호사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 ‘한문철TV’를 통해 업무상과실치사죄와 유기치사죄를 언급, “A씨가 자신의 명의의 차량에서 내리다가 사고를 당했기 때문에 보험(처리)도 안 되고 버스 측에선 면책을 주장할 것”이라며 “어리거나 아주 나이가 많거나 또 어디가 아프거나 양쪽 다리 깁스해서 걷지 못하는 상태가 아닌데도 고속도로 버스전용차로에 일부러 차를 세우고 자기만 간다? 그건 버린 것과 같다”고 말했다.

한 변호사는 “버린 게 유기이고 사망케 하는 게 유기치사죄”라며 “개인적으로 유기치사죄가 적용돼야 옳지 않겠냐는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김수연 기자 sooy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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