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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의 성범죄 전과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여성이 혼인 취소 여부를 물었다.
26일 YTN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는 남편이 자신의 지인들을 성폭행한 것도 모자라 결혼 전 성범죄 이력을 알게된 여성 A씨 사연을 다뤘다.
A씨는 “아는 사람 한명 없는 지방 소도시에서 혼자 근무하다 이웃이었던 남편을 만났고 운동을 좋아한다는 공통점 때문에 금방 연인 사이가 됐다.
만난 지 1년 정도 됐을 무렵 결혼 이야기가 나왔는데 술 때문에 망설였다”고 털어놨다.
이어 “남편은 한번 술을 마시기 시작하면 다음날 일정이 있어도 새벽까지 먹기 일쑤였고 술자리를 정리하려고 하면 물건을 집어 던지는 등 난폭한 성향을 보였다”면서 “결국 술을 줄이겠다는 약속을 받고 결혼했는데 신혼여행에서도 심각한 주사를 부렸다”고 말했다.
더 큰 문제는 집들이 때 발생했다고.
A씨는 “밤늦은 시간까지 술잔이 오갔고 피곤해져 먼저 방에 들어가 자던 중 소란스러운 소리에 밖에 나오니 경찰이 와 있었다”며 “남편이 지인에게 성폭행을 시도했다는 신고를 받고 온 것이었다”고 토로했다.
심지어 “충격적인 건 내 지인 중에서 남편에게 성폭행을 당한 여성들이 더 있었다는 사실이었고 남편은 결혼하기 훨씬 전부터 강간 등의 범죄로 실형 선고을 받은 이력도 있었다.
더이상 같이 살 수는 없다”며 이혼 상담을 요청했다.
상담에 나선 유혜진 변호사는 “남편이 성폭력 전과 등 중대 사실을 알리지 않고 침묵한 건 소극적인 기망행위라고 봐야 할 것 같다”며 “혼인 취소사유로 인정받을 수 있고 배우자 지인에게까지 유사 강간을 저지르는 등 죄질도 안 좋아 혼인 파탄의 책임이 전적으로 남편에게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답했다.
이어 “민법에는 ‘혼인 취소’ 청구권의 청구 기간이 정해져 있는데 그 기간을 지키는 게 가장 중요하다”면서 “사기 또는 강박으로 인한 혼인의 경우 사기를 알게 된 날 또는 강박을 면한 날로부터 3개월로 정해져 있다.
혼인신고 시점에 결혼 생활을 이어가기 힘든 질적인 사유, 즉 사기나 강박이 있었다는 사실을 몰랐다는 점도 입증해야 취소 사유로 인정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혼동하지 말아야 할 것은) ‘혼인 취소’ 소송에서 승소하더라도 과거의 결혼 자체가 ‘무효’로 되는 것은 아니”라면서 “혼인관계증명서 기록도 그대로 남아있고 혼인 중 출생한 자녀의 지위는 여전히 인정되는데 이는 ‘혼인 무효’의 경우 자녀가 혼인외 출생자로 인정되고 기록도 없어지는 것과 대조적”이라고 부연했다.
정경인 온라인 뉴스 기자 jinori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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