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사실상 지상전 돌입
안보리, 가자지구 논의 회의 소집
유엔 긴급총회에선 결의안 통과
UAE 등 아랍국가들 거센 반발
사우디 외교부 “지상공격 규탄”
에르도안 “이, 전쟁범죄” 맹비난
네타냐후 “우린 가장 도덕적 군대”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무장정파 하마스를 상대로 한 사실상의 지상전 단계에 돌입해 대규모 민간인 피해가 불가피해지자 일시 휴전을 촉구하는 국제사회 목소리가 커졌다.
28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 등에 따르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30일 오후 3시(한국시간 31일 오전 4시) 회의를 열어 가자지구의 상황을 논의한다.
이스라엘이 지상 작전을 포함한 ‘전쟁 2단계 진입’을 선언하자 아랍에미리트(UAE)가 즉시 회의 소집을 요청한 데 따른 것이다.
 |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와 가까운 이스라엘 남부 도시 스데로트에서 이스라엘군 주력 전차 ‘메르카바’가 28일(현지시간) 가자 쪽으로 내달리고 있다.
이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가자지구로의 지상 작전을 본격적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스데로트=AFP연합뉴스 |
전날 열린 유엔 긴급 총회에서는 요르단이 주도한 휴전 촉구 결의안이 찬성 120표·반대 14표·기권 45표로 통과됐다.
개전 초기만 해도 국제사회는 이스라엘의 자위권 보장을 지지하는 측과 휴전을 촉구하는 측으로 나뉘어 이견이 팽팽했으나 이스라엘 측 공격이 점차 확대되며 ‘인도주의적 일시 휴전’ 목소리가 힘을 얻은 결과다.
이란이 지상전 개시를 사실상의 ‘레드라인(한계선)’으로 설정해 왔듯 지상 작전 확대에 대한 아랍 국가들의 반발은 특히 거세다.
이날 UAE 외교부는 “민간인들이 표적이 되지 않아야 한다”며 즉각적인 휴전을 촉구했고, 사우디아라비아 외교부도 성명에서 “어떠한 지상 공격도 규탄하고 비판한다”고 밝혔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이날 이스라엘을 향해 “정당방위의 차원을 넘어선 지 오래”라며 “이스라엘은 공개적으로 전쟁범죄를 저지르고 있다”고 강력 비난했다.
이스라엘 측은 “튀르키예와의 관계를 재평가하겠다”며 튀르키예 주재 자국 외교관에 전부 본국 귀환 명령을 내렸다.
이스라엘은 ‘현재 시점에서 일시 휴전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베나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사실상의 지상전 개시 선언에서 “(이스라엘을) 전쟁범죄로 비난하는 사람은 위선자”라며 “우리는 세계에서 가장 도덕적인 군대”라고 강조, 전쟁 확대를 정당화했다.
이스라엘은 그러나 국제사회의 압박과 인질들의 안전을 의식한 듯 ‘지상전’, ‘전면전’ 등의 표현은 피하고 있다.
실제 공격 양상도 ‘전쟁의 두 번째 단계’에서는 지상군을 대대적으로 투입해 전면 침공하는 방식은 택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네타냐후 총리가 이날 “길고 어려운 전쟁이 될 것”이라고 전망한 것도 이러한 추측에 힘을 더한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지상 작전 확대에 돌입하며 가자지구 주민들에게 재차 남부 대피령을 내렸다.
다니엘 하가리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영상 메시지를 통해 “가자지구 북부와 가자시티의 민간인들은 (가자지구를 가로지르는 해안 습지) 와디 가자 남부로 이동해 그 지역에서 식수와 음식, 의약품을 받으라”고 알렸다.
현재 와디 가자 이남 지역은 민간인 대피 구역으로 설정돼 인도적 지원이 이뤄지고 있다.
CNN은 “(이스라엘의 폭격으로) 가자지구의 통신이 원활하지 않은 상태에서 영어로 녹음된 (대피령) 메시지를 주민들이 제대로 전달받을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고 전했다.
이지안 기자 easy@segye.com
|
<본 콘텐츠의 저작권 및 법적 책임은 세계일보(www.segye.com)에 있으며, 뽐뿌는 제휴를 통해 제공하고 있습니다.>
|
|
등록안내
등록안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