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생성한 거짓 기사·영상 등 활개
정교하고 설득력 있어… 유권자 혼란
바이든 캠프, 수백명 채용 모니터링
미국 공화당 대선 주자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주 주지사 측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최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앤서니 파우치 전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을 안고 있는 사진이 올라왔다.
코로나19 대응을 놓고 심각한 마찰을 빚은 트럼프 전 대통령과 파우치 전 소장이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의미다.
공화당 내 파우치 전 소장에 대한 반감이 큰 점을 노린 것이다.
하지만 이 이미지를 분석하자 인공지능(AI)이 생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디샌티스 주지사가 “대선 경선을 포기하겠다”고 발언하는 장면이 담긴 영상이 퍼지기도 했는데 이 역시 가짜 영상이었다.
미국 대선을 앞두고 SNS에 올라온 기사나 사진, 영상 등 진위가 확인되지 않은 허위정보(가짜뉴스)들로 유권자들이 혼란에 빠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미국은 이미 2016년과 2020년 대선, 2022년 중간선거 때 SNS 등을 통해 퍼진 허위정보의 위력을 경험한 바 있다.
내년 치러지는 대선을 앞두고 과거보다 더 정교하고 기술적으로 향상된 허위정보들이 빠르게 확산해 혼란을 키울 것으로 보인다.
CNN방송은 지금 상황이 선거 관련 오보의 흐름을 따라잡기가 어느 때보다 어려운 탓에 SNS가 ‘퍼펙트 스톰’(초대형 복합위기)에 직면해있다고 평했다.
규제 당국이 실질적인 방호책을 구축하지 못한 상태에서 AI가 만들어내는 거짓 글과 영상이 매우 설득력 있고 사실적이라 유권자가 잘못된 정보에 쉽게 휘둘릴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SNS 관련 기업들이 관리 책임이 있지만, 오히려 이를 등한시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유튜브는 지난여름 2020년 미국 대선이 조작됐다고 주장하는 콘텐츠를 더 이상 삭제하지 않는다고 선언했고, X(옛 트위터)는 허위정보 유포를 이유로 폐쇄했던 트럼프 전 대통령 등의 계정을 다시 열어준 바 있다.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에서 근무했던 AI 연구원 데이비드 에번 해리스는 CNN에 “대선까지는 아직 1년 이상이 남았다”며 “(AI 관련) 도구들은 더 나아질 것이고 수준 높은 사용자의 손에 들어가게 되면 매우 강력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
재선 도전에 나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선거 캠프는 플랫폼의 자정 기능에 의지하기 어렵다 보니 직접 해명 등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바이든 대선 캠프는 SNS에서 제기되는 거짓 주장에 대응하기 위해 SNS 플랫폼들을 모니터링할 수백명 규모의 스태프와 자원봉사자를 채용키로 했다.
유포된 허위정보에 대해서는 지지자들에게 ‘팩트 체크’ 메시지를 발송한다는 계획이다.
미국 내 선거에 대한 대중의 혼란과 불신을 키우기 위해 중국과 러시아가 SNS 등을 활용해 개입할 것으로도 예상된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미 국무부는 최근 기밀 해제된 외교 전문에서 러시아가 2020∼2022년 미국 등에서 선거의 신뢰성을 흔들기 위해 시도했다는 증거를 확보했다고 전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 9월 발표한 ‘동아시아발 디지털 위협의 폭과 효과 증대’ 보고서에서 중국이 미국 대선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SNS 가짜 계정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귀전 기자 frei592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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