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 두 쪽 난 미국, 주요 쟁점은
바이든, 경제 연착륙 등 홍보 불구
경제정책 지지율 30%대 그쳐 고심
공화 “바이드노믹스 인플레 부추겨”
재정지출 축소·규제 완화 등 강조
美대법, 낙태권 폐지 후 찬반 가열
바이든, 여성권리 강조 금지법 비판
트럼프는 신중… 가장 뜨거운 감자로
국경 폐쇄 등 이민 정책 등도 민감
1년 앞으로 다가온 미국 대선 핵심 쟁점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경제회복 문제가 핵심 화두가 될 것으로 보이지만 이 외에도 이민, 범죄, 낙태 등 유권자 표심에 영향을 미칠 요소가 상당히 많다는 분석이다.
대외적으로는 민주당, 공화당 할 것 없이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우고 있는 상황이라 특히나 민감한 이들 미국 국내 문제를 놓고 중도층 쟁탈을 위한 치열한 공방을 벌일 것이란 전망이다.
특히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행정부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경제 문제, 미국 사회 전체가 우려하고 있는 이민과 범죄 문제, 유권자의 절반을 차지하는 여성의 낙태권 문제 등이 주요 쟁점이 되리라는 것이 워싱턴 조야와 주요 언론의 평가다.
바이든 대통령은 올해 재선 캠페인을 본격 시작하면서 자신의 이름인 바이든과 경제학을 의미하는 이코노믹스를 합친 ‘바이드노믹스’(Bidenomics)라는 단어를 입에 달고 살다시피 하며 자신의 경제 성과를 홍보하고 있다.
그가 경제 성과를 유독 강조하는 것은 실제 경제 분야에 대한 국민의 지지가 가장 낮기 때문이다.
 | 2024년 11월5일 실시되는 미국 대선이 1년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경제와 인플레이션, 이민과 범죄, 낙태, 외교 정책 등을 놓고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사진은 지난 2022년11월 미국 미시간주 중간선거 기표소에서 유권자들이 투표하는 모습. 세계일보 자료사진 |
지난해부터 코로나19 사태에서 벗어난 미국 경제는 소비자물가상승률(CPI)이 40여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며 바이든 행정부의 최대 오점으로 부상했다.
지난해 6월 9%대를 기록했던 CPI는 최근 3%대로 내려앉았지만, 인플레이션이 장기화하면서 미국에서 가계소득이 감소하고 빈곤율은 증가하는 등 후폭풍이 이어지고 있다.
공화당은 이를 바이든 행정부의 경제 실책이라며 강도 높게 비판하고 있다.
공화당은 바이든 행정부의 재정 정책이 인플레이션을 부추겼다고 지적하면서 재정 지출을 줄이고, 규제는 완화하고, 세금을 인하하겠다고 강조한다.
바이든 행정부는 모두가 우려했던 경기 침체 없이 인플레이션을 완화하며 경제를 연착륙시키고 있다고 받아치는 중이다.
강력한 고용시장에 따른 실업률 감소도 바이든 행정부가 자랑하는 성과지만 최근의 고용률이 탄탄하지 못한 실적을 내면서 이 또한 위기다.
로이터통신과 여론조사기관 입소스가 10일(현지시간)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미국인에게 가장 중요한 문제는 경제(19%)로 109주 연속 1위를 차지했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경제 정책에 대한 지지율은 30%대 낮은 수준에 머문 이유다.
이민과 범죄 문제를 놓고도 내년 대선에서 민주당과 공화당이 치열하게 경쟁을 벌일 전망이다.
최근 미 북동부 메인주에서 18명이 사망한 총기 난사 사건 등으로 촉발된 총기 규제 문제, 미국 최대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마약성 진통제 펜타닐을 포함한 마약 문제 등도 마찬가지다.
공화당은 미국 남부 국경을 통해 입국하는 이민자에 대한 엄격한 국경 폐쇄 정책을 주문하고 있다.
이민 문제에 상대적으로 신중한 입장을 취하던 바이든 행정부도 최근 불법으로 입국하다 적발될 경우 5년간 미국 입국을 금지하고 처벌을 예고하는 등 국경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공화당은 미국의 범죄율이 상승하고 있는 점을 들어 바이든 행정부가 경찰 등 공권력에 제약을 가했다고 공격하고 있다.
반면 민주당은 하루가 멀다고 벌어지는 미국의 총기 난사 사건 등을 고리로 공격용 소총, 대용량 탄창 판매 등을 금지하는 총기 규제 강화 필요성을 강조하며 공화당을 비판하고 있다.
낙태 문제는 내년 대선에서 가장 ‘뜨거운 감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임 시절 구축한 보수 우위 연방대법원은 지난해 6월 임신 15주 이후 임신 중단을 전면 금지한 미시시피주법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리며 여성의 보편적인 낙태권을 인정한 ‘로 대 웨이드’ 판결을 49년 만에 폐기했다.
대법원 판결에 따라 공화당이 장악하고 있는 주를 중심으로 낙태 금지 법안을 강화하면서 논란은 지속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여성의 자유와 권리를 강조하며 낙태 금지 법안 강화를 비판하고 있는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의 경우 낙태 문제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신중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
대선 국면이 본격화할수록 낙태 문제를 두고 후보들 간 치열한 논쟁이 예상된다.
 | | 지난 2022년 5월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의 의회 건물 앞에서 낙태 권리 지지 구호를 외치는 시위대의 모습. 세계일보 자료사진 |
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이슬람 무장정파 하마스 간 전쟁, 대중 견제 정책 등 외교정책도 주요 쟁점 중 하나다.
공화당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지원을 반대하는 입장이 분명하다.
이·하마스 전쟁의 경우 바이든 행정부의 일방적인 이스라엘 지원과 관련해 팔레스타인 동정론이 일며 여론이 꿈틀거리는 상황이다.
대중(對中) 견제 정책의 경우에는 민주당과 공화당 사이에 크게 이견은 없다는 평가다.
워싱턴=박영준 특파원 yj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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