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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연준, 기준금리 또 동결… 파월 "금리 인하 고려 안 해"

세계일보 기사제공: 2023-11-03 06:00:00

FOMC서 5.25∼5.50% 유지
이·하마스 전쟁 여파 불확실성 커
연말 경기 둔화 가능성 고려한 듯
시장선 12월도 동결 가능성 80%
美 장기 국채 매각 속도조절 나서
한은, 11월 기준금리 동결 가능성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일(현지시간) 시장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한 이후 2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동결한 것으로 연준의 긴축 드라이브가 종착역에 다다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연준은 이날 FOMC 정례회의 직후 성명을 통해 기준금리를 기존의 5.25~5.50%로 유지한다고 발표했다.
연준은 앞서 9월 FOMC 회의 뒤 공개한 점도표(연준 위원들의 향후 금리 전망을 보여주는 지표)에서 연말 최종 금리를 5.6%(중간값)로 전망하고, FOMC 위원 12명이 현재보다 높은 5.50∼5.75%, 7명은 현재와 같은 5.25∼5.50%를 예상해 연내 한 차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는 베이비스텝 가능성이 예상됐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1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워싱턴=신화연합뉴스

하지만 9월 FOMC 이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이슬람 무장정파 하마스 간 전쟁 등으로 인한 국제유가 상승과 물가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연말 경기 둔화 가능성도 커지면서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날 9월 점도표와 관련해 “원칙적으로 상황이 바뀔 때 (이전 점도표는) 모두가 동의하거나 우리가 해야 할 계획과 같은 것이 아니다”면서 “그것은 변할 수 있는 예측”이라고 말했다.
이어 “점도표의 효과는 9월 회의와 12월 회의 사이 3개월 동안 아마 감쇠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도 덧붙였다.
파월 의장의 발언은 시장에서 곧장 ‘비둘기파적 전환’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빌 더들리 전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연준은 기본적으로 ‘우리는 이후로 더 많은 것을 할 필요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시장이 보는 12월 금리 동결 가능성은 FOMC 회의 전 68.9%에서 오전 2시 현재 80%까지 올라갔다.

파월 의장은 금리 인하 가능성에는 분명히 선을 그었다.
파월 의장은 “위원회는 지금 금리 인하를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면서 “우리는 여전히 첫 번째 질문, 즉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인플레이션을 지속 가능하게 2%로 낮출 수 있을 만큼 충분히 긴축적인 통화정책 기조를 달성했는가’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워싱턴의 재무부 건물. AP연합뉴스

미 재무부는 장기 국채 매각과 관련해 속도 조절에 돌입했다.
최근 미 채권시장에서는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이 연 5%에 도달하는 등 장기채 금리가 가파른 상승세를 나타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재무부가 다음 주 예정된 분기별 차환(refunding) 경매에서 1120억달러(약 150조원) 규모의 국채를 매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파월 의장도 “우리는 장기채 수익률 상승에 대해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며 “이는 지난여름 이후 광범위한 금융여건을 긴축시키는 데 기여해 오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은 미 FOMC 회의 결과를 두고 시장이 ‘비둘기파적’ 메시지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상형 한은 부총재보는 2일 주재한 시장상황 점검회의에서 “이번 FOMC 회의에서 최근 장기금리 급등에 따른 금융 여건 긴축이 고려 요인으로 제시되면서 추가 금리 인상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일부 완화된 측면이 있다”고 언급했다.
다만 이 부총재보는 “파월 의장이 기자회견을 통해 인플레이션 목표 달성을 위한 긴축 기조 유지 필요성을 일관되게 피력하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사진=연합뉴스

미국의 금리 동결로 한·미 기준금리 격차가 2.00%포인트(미 상단 기준) 수준을 유지하면서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도 오는 30일 열리는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에서 현 기준금리(3.50%)를 또다시 동결할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다만 최근 다시 불어나는 가계부채와 물가 불안 등 인상 요인도 남아 있어 향후 통화정책 방향을 두고 한은의 고민은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날 김병환 기획재정부 1차관은 관계기관 합동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미국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각별한 경계감을 갖고 모니터링을 한층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등 주요국 인플레이션 압력이 크고 지정학적 불안 요인에 따른 불확실성도 높다는 이유에서다.
워싱턴=박영준 특파원, 이강진·채명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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