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메가시티 서울’에 부정적이고, 그 호불호는 세대보다는 지역이 더 중요한 것 같다.
”
20대 한 청년 의견이다.
‘메가시티 서울’ 이슈가 점화한 후 이에 대한 의견을 주변에 물었더니 2030세대 상당수가 김포시의 서울시 편입 논의에 관해 부정적이었다.
그러면서 세대보다는 거주하고 있는 지역으로 의견이 많이 갈릴 것이라는 생각도 있었다.
‘메가시티 서울’ 구상에는 이처럼 다양한 층위의 견해가 엇갈리거나 충돌하고 있다.
다가오는 총선 판도를 뒤흔들 수도 있는 이슈로 주목받고 있는 이 문제에 대해 서울 인접 도시에 사는 20대 청년 4명 생각을 물어봤다.
 | 3일 경기도 김포시의 한 거리에 서울시와 김포시청 방향을 알리는 이정표가 설치돼 있다.
뉴스1 |
◆메가시티는 무엇인가?
사전적 정의로 메가시티는 핵심 도시를 중심으로 인구 1000만명이 넘는 광역 도시를 말한다.
단순히 도시를 합쳐서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며, 경제·행정적으로 기능을 잘 연결해야 한다.
또 도시를 합치지 않아도 지역 발전을 위해 협력하는 경우를 가리키기도 한다.
부울경 메가시티와 베이밸리 메가시티가 그 본보기다.
부울경 메가시티는 수도권에 맞서겠다며 부산, 울산, 경남이 모인 국내 최초 지방자치단체 연합이다.
자동차, 조선, 항공 등의 산업 발전을 내세웠지만, 현재는 사업이 중단됐다.
메가시티 서울이 논란이 되자 재점화 조짐이 보인다.
베이밸리 메가시티는 경기도 남부(평택·안성·화성·오산 등)와 충청남도 북부(천안·아산·당진·서산 등)가 반도체, 자동차 산업 등을 키우기 위해 힘을 합친 경우다.
현재 본격적으로 사업을 준비하는 단계에 있다고 알려져 있다.
메가시티 서울 구상은 왜 급부상했을까. 서울로 출퇴근하는 등 사실상 서울이 생활권인 수도권 주요 도시민 편의를 위해서고, 서울 면적과 인구를 늘려 세계적인 도시로 거듭나겠다는 취지다.
해외에선 일본 간사이 광역연합, 독인 슈투트가르트21 등에 이어 최근 프랑스 파리, 중국 베이징 등과 같이 수도를 메가시티로 키우고자 하는 움직임이 늘어나는 추세다.
이에 국민의힘은 ‘메가시티 서울’을 당론으로 밀어붙이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민주당은 서울 집중 현상 심화를 우려하며 비판하고 있다.
 |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
◆“경기도민은 대부분 반대할 것 같다”
그런데 서울 인근 도시에 사는 청년 4명은 하나같이 반대 입장이었다.
직장인 윤모(27)씨는 김포에서 10년간 살다가 최근 인천시 송도로 이사했다.
윤씨는 “김포의 서울 편입은 여당의 정치적 행위로 비칠 수 있는 여지가 있다”며 “MZ세대로서 질문을 받았지만 사실 세대보다는 지역 간 생각 차이가 더 클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오히려 김포시 고촌읍 주민 중 일부는 자녀의 농어촌전형 대입을 준비하고 있어 서울시 편입에 마냥 긍정적이지만은 않을 것 같다”고도 말했다.
부천시에 거주하고 서울 중구로 출퇴근하는 이모(29)씨도 김포시를 서울시에 편입하는 것에 반대했다.
이씨는 “김포시민 외에 경기도민은 대부분 반대할 것이다”면서 “우선 김포시를 편입하게 된다면 서울에 인접한 다른 지자체와 시민도 편입을 희망할 것이고, 그렇게 된다면 타 지역간 갈등이 커질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한국 전체를 서울로 만들 것은 아니지 않나”고 반문했다.
 | 3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에서 붉은색 광역버스가 고양시의 서울 편입을 촉구하는 플래카드 앞을 지나고 있다.
연합뉴스 |
고양시 일산에 거주하는 임모(27)씨 역시 반대 관점이다.
임씨는 “차라리 경기북부특별자치도를 만드는 것에 무게중심을 뒀으면 좋겠다”면서 “김포시를 서울시에 편입시킨다면 인접한 경기도를 다 서울로 편입해줘야 할 것이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고양시민이어서 이런 입장이지만 솔직히 표심 잡기로밖에 안 보인다”고 부연했다.
파주 시민 강모(29)씨도 필요성을 못느끼겠다는 의견이다.
강씨는 “기존 시들로도 안정적으로 운영된다고 생각하므로 굳이 (김포시의 서울시 편입의) 필요성을 못 느끼겠다”며 “지금도 경기 북부는 인프라가 부족한데, 편입되지 않는 시와 지역 간 경제적 격차가 더 벌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김포시를 서울시에 편입할 때 발생할 수 있는 비용도 무의미하게 소비될 것 같다”며 우려를 표했다.
김지호 기자 kimjaw@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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