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해경, 국내 총책 등 17명 입건
에르메스 등 정품 시가로 1.5조원
환적화물인 척 속여 통관 피해
대규모 ‘짝퉁 명품’을 국내에 몰래 들여와 유통시킨 조직이 해양경찰에 붙잡혔다.
인천해양경찰서는 관세와 상표법 위반 혐의로 국내 밀수 총책 A(51)씨 등 17명을 불구속 입건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7일 밝혔다.
또 50대 중국인 총책 등 2명은 인터폴에 적색수배를 요청했다.
A씨 등은 2020년 11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266회에 걸쳐 중국에서 5만5810상자의 위조상품을 밀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른바 ‘에루샤’(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로 불리는 3대 명품 브랜드의 가방, 의류, 향수 등이 포함됐으며 정품 시가로 따지면 1조5000억원에 달한다.
해양경찰 단일 사건 중 최대 규모의 밀수액이다.
 | 무려 4만여점… 단일 사건 최대규모 7일 인천시 연수구 인천해양경찰서 강당에서 해경이 밀수조직으로부터 압수한 명품 위조품을 진열한 뒤 확인하고 있다.
인천=연합뉴스 |
전체 물량에서 657상자(4만721점)를 해경이 압수했지만 나머지 5만5153상자는 이미 유통된 것으로 알려졌다.
1상자에 가방 50점 정도 들어가는 점을 고려할 때 온오프라인에서 판매 중인 짝퉁은 275만점 이상으로 추산된다.
조사 결과 일당은 중국에서 실은 컨테이너 화물선이 미국·일본으로 가는 것처럼 위장해 인천항 등지로 입항시켰다.
이후 분류 및 운송이 이뤄지는 인천국제공항 자유무역지역에서 이를 무단으로 반출시켰다.
우리나라를 경유하는 환적화물은 외국 간에 수출입되는 것으로 여겨 국내의 통관 절차를 피할 수 있다.
컨테이너 바깥쪽에는 정상 제품인 휴대전화 배터리 등을 채우고 밀수품은 안쪽으로 숨기는 ‘커튼치기’ 수법도 사용했다.
이들은 중국 현지의 공급책, 국내 밀수책·운반책·판매책, 자금 관리자 등 역할을 철저히 나눴다.
서로 일면식 없이 점조직 형태로 운영된 것으로 조사됐다.
인천=강승훈 기자 shka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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