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상단 교체 마무리 아직 안 된 듯
정부 의대증원 전방위 설득도 부담
병원계 “의사 인력 확충 필요성”
복지부 장관과 간담회서 ‘찬성표’
구체적인 증원규모는 언급 안 해
대한의사협회(의협)가 정부와 의대 정원 문제를 논의하는 공식 채널인 ‘의료현안협의체’ 회의 취소를 보건복지부에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의료현안협의체 의협 측 협상단의 교체가 아직 마무리되지 않은 것이 이유다.
복지부는 9일 예정이던 17차 의료현안협의체 회의가 취소됐다고 8일 밝혔다.
복지부 관계자는 “의협 측에서 오늘 회의 취소를 요청해왔다”며 “협상단 교체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회의를 언제 재개할 수 있을지는 아직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8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의료 현안 관련 병원계 간담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의료현안협의체는 필수·지역의료 강화 및 의대 정원 확대 등의 대책을 논의하는 의·정 협의체이다.
복지부 국장 등 정부 관계자 5명과 의협 등 의료계 관계자 5명으로 구성된다.
의협은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의대 정원 확대 방침에 대해 의협 측 협상단이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내부 비판이 제기되자 협상단 교체를 진행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가 의료계뿐 아니라 소비자·환자단체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만나며 의대 증원에 대한 설득에 나서고 있는 것도 의협 입장에선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의협은 7일 협상단장이던 이광래 인천시의사회장이 자리에서 물러나면서 본격적인 새 협상단 멤버를 꾸리고 있다.
의협 관계자는 이날 세계일보와 통화에서 “현재 대통령과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방침이 확고한 데다 여론도 (의협 쪽에) 우호적이지 않아 선뜻 나서는 사람을 찾기 쉽지 않은 상황인 것 같다”고 전했다.
협상단장으로는 박명하 서울시의사회장과 김택우 강원도의사회장, 양동호 광주시의사회장 등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의협은 오는 11일 대전에서 열리는 전국시·도의사회장협의회 회의에서 협상단 구성을 마무리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르면 다음주 중 의료현안협의체 회의가 재개될 수 있는 것이다.
 | 윤동섭 대한병원협회장(가운데)을 비롯한 의료계 관계자들이 8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의료 현안 관련 병원계 간담회에 참석해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의 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
의협이 의대 정원 확대에 대응하기 위한 진영을 재정비 중인 가운데 병원 단체는 충분한 의사 인력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하며 사실상 찬성표를 던졌다.
대한병원협회(병협)는 의협과 각종 의료 현안에 대해 대체로 한목소리를 내왔지만, 의대 정원 문제에 대해서는 입장이 갈린다.
2020년 문재인정부가 의대 정원 확대를 추진할 때도 의협은 반대 입장을, 병협은 환영의 뜻을 밝힌 바 있다.
윤동섭 병협 회장(연세의료원장)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조규홍 복지부 장관 주재로 열린 지역 및 필수의료 혁신을 위한 병원계 간담회에서 “의사 인력 확충 필요성에 대해 공감한다”고 밝혔다.
간담회는 의대 정원 확대 문제 등과 관련해 정부가 병협을 포함한 6개 병원단체 등 병원계 의견을 듣기 위한 자리다.
윤 회장은 전제조건도 제시했다.
그는 “교육의 질이 우선 담보돼야 하며, 잘 훈련받은 의사 인력이 필수의료 분야에서 일할 수 있도록 의료전달체계가 개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증원 규모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을 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회장은 2000년 의약분업 당시 감축했던 의대 정원인 351명만큼은 회복해야 한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윤 회장은 “지난 7월부터 병협 차원의 태스크포스(TF)가 가동 중으로 조만간 범병원계의 입장을 정리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정우 기자 woolee@segye.com
|
<본 콘텐츠의 저작권 및 법적 책임은 세계일보(www.segye.com)에 있으며, 뽐뿌는 제휴를 통해 제공하고 있습니다.>
|
|
등록안내
등록안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