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의대·국립대 수요조사 결과
현재 입학 정원의 2배 이상 요청
정원 100명 넘는 곳도 증원 희망
의협 강력 반발 속 현실화 불투명
전국 의과대학이 교육부에 2025학년도 대학입시에서 2000명이 넘는 의대 정원 확대를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한의사협회 등이 지금의 필수·지역의료 공백 사태는 의사 수 부족 때문이 아니라 의사 수 배분의 문제라며 의대 증원에 강력 반발하고 있어 실제 증원으로 이어지기까지는 난항이 예상된다.
의대 증원 수요조사를 마친 정부는 대학·지역·규모별 증원 필요성과 일정 등을 맞추기 위한 ‘의학교육점검반’을 본격 가동할 예정이다.
교육부는 의과대학을 둔 전국 40개 대학에 최근 공문을 보내 9일까지 증원을 희망하는 입학정원 규모를 회신해달라고 요청했다.
대부분 대학은 이미 증원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국립대와 입학정원 50명 이하 ‘미니 의대’뿐 아니라 서울과 수도권 사립대 등에서도 증원 의사를 표하면서 당초 정부가 검토했던 1000명을 넘어 2000명을 넘어선 것으로 전해졌다.
 | | 서울 시내의 한 의과대학. 연합뉴스 |
연합뉴스 취재에 따르면 정원 50명 이하 의대는 대부분 입학정원을 2배 이상으로 늘려 달라고 요청했다.
인하대는 49명인 정원을 100명으로, 부산 동아대 역시 현재 49명인 입학정원을 최소 100명, 최대 120명까지 확대하기를 희망했다.
포천 차의과학대도 현재 40명인 정원을 80명으로 늘려 달라고 신청할 예정이다.
충북대는 49명인 입학정원을 120∼150명 수준으로, 역시 49명을 선발할 수 있는 건양대는 입학정원을 120명 선으로 늘려달라고 요청했다.
경상국립대는 76명인 정원을 2배가량인 150명으로 늘려 달라고 요청했다.
입학정원이 이미 100명 이상인 대학도 대부분 증원을 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부산대는 현재 125명인 입학정원을 최소 150명, 최대 200명으로 늘리기를 희망했다.
현재 입학정원이 110명인 충남대의 경우 세종캠퍼스까지 고려해 최대 희망 정원을 300명까지 늘리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방 의대의 이 같은 대규모 증원 요구는 지방 의료 현실에 대한 위기의식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의대 광풍이 불고 있지만, 내용을 뜯어보면 서울·수도권 지역과 지방 의대 사이의 격차가 갈수록 커지고 있고, 지역의료 서비스 상황도 수도권과 비교했을 때 장기적으로 살아남기 힘들다는 절박감이 기저에 깔렸다는 것이다.
공식적인 증원 입장을 정하지 않은 대학도 확대라는 방향성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다.
일부 서울·수도권 대학도 적극적으로 입학정원 확대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입학정원이 106명인 고려대도 중장기적으로 현 정원의 2배 이상인 250명 수준까지 정원을 늘리겠다는 입장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권 대학의 이 같은 적극적인 증원 요구도 필수의료 인력 확충 의지와 더불어 갈수록 치열해지는 의료시장의 경쟁을 반영한 것이라는 해석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각 의대가 요청한 구체적인 증원 규모는 확정된 게 아닌 까닭에 확인해줄 수 없다”며 “보건복지부 등과의 협의를 거쳐 필요하다고 판단할 경우 수요조사 결과에 대해 밝힐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송민섭 선임기자 stso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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