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관악구 신림동 둘레길에서 출근 중이던 30대 여교사를 성폭행 후 살해한 혐의를 받는 최윤종(30)의 모친이 법정에 양형증인으로 출석해 "아들은 고교 시절 학교폭력 피해자였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최씨의 모친은 2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6부(부장판사 정진아) 심리로 열린 최윤종의 4번째 공판에 양형증인으로 출석해 이같이 밝혔다.
양형증인이란 피고인의 양형 사유 심리를 위해 채택된 증인을 말한다.
최윤종의 모친은 최씨의 과거 학교폭력 피해 사실을 밝혀 선처를 호소하기 위해 출석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아들의 범행에 대해 "자식을 잘못 키운 죄로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며 "죽을 때까지 가슴에 못을 박고 살아야 한다.
고인께 너무나 죄송하다"고 말했다.

변호인이 "최씨가 학교폭력을 당한 적이 있다는 게 사실인가"라고 묻자 최씨 모친은 "사실인 것 같다"며 "고등학교 3학년 때 졸업을 앞두고 학교에 안 가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검찰이 "피고인이 학교폭력에 대해 말한 적 있냐"라고 질문하자 "말한 적은 없지만 (최윤종) 몸이 멍투성이인 걸 확인해 학교 폭력을 당했다고 생각했다.
밥을 먹지 못하고 누워 있으려 하고 많이 바뀌었다"며 학교폭력 피해를 거듭 주장했다.

이어 "(최윤종이) 너무 외톨이로 오래 지내다 보니 그런 것 같다"면서 "정신과 치료를 잘하고 살아야 했는데 뒷받침을 못 해줬다"고 말했다.
"피고인과 부친의 관계는 어땠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사이가 좋지는 않았다.
사랑으로 키워야 하는데 나와 남편이 사랑을 못 받고 자라서 죽을죄를 지었다"고 했다.

그러나 최씨 모친은 "피해 회복을 위해 노력할 마음은 있냐"는 변호인의 질문에는 "그런 생각까지 못 했다.
저희도 살아야 한다"고 대답했다.
이어 "경제적으로 어려워서 합의금 마련이 어렵다면 유족을 위한 사과문을 낼 생각은 없냐"는 취지의 질문에 대해서는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 "솔직히 돈 문제는 힘들다"는 답변을 했다.

최윤종은 자신의 모친이 증인으로 출석한 데 대해 "굳이 안 나와도 됐을 것 같다"는 심경을 밝혔다.
재판부가 "어머니가 용기를 내 나왔는데 감사한 마음은 있냐"고 묻자 그는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최씨 모친의 증언이 길어지자 방청 중이던 유가족은 "너무 고통스럽다"며 "증언 시간을 제한해달라"고 재판부에 호소하기도 했다.

최윤종은 지난 8월17일 서울 관악구 신림동의 둘레길 등산로에서 너클을 낀 주먹으로 피해 여성을 때리고 목을 졸라 숨지게 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피해 여성은 병원 치료 중 같은 달 19일 숨졌다.

최윤종의 다음 공판은 다음 달 11일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