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하게 지냈던 지인 피해자들에게 보낸 편지
“나 정말 이번엔 정말 정말 정신 차리고 피해자들만 생각할 거고 정말 나 노력할 거야”
 | | 전 펜싱 국가대표 남현희(42)씨 재혼 상대였던 전청조(27)씨. 뉴스1 |
최소 35억원 사기 혐의로 구속돼 검찰 송치된 전청조(27)씨가 피해자들에게 보낸 ‘옥중 편지’가 23일 공개됐다.
전씨는 재혼 약속을 했던 전 펜싱 국가대표 남현희(42)씨에게 배신감을 느낀다고도 했다.
23일 MBN 프레스룸은 앞서 전씨가 자신의 가족을 통해 피해자 2명에게 보낸 편지 내용을 공개했다.
이 편지는 전씨가 이달 초 서울 송파경찰서 유치장 입감 당시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피해자들에게 “(나 지금) 유치장이야. 지금은 긴 말을 쓸 수가 없어. 구치소에 가거든 편지할게”라며 “그런데 이 둘에게 꼭 하고 싶은 말이 있어. 기회가 되거든 보러와 줘. 구치소에 있을 때”라고 적었다.
이어 “거짓은 있었지만 둘을 대했던 마음은 정말로 진심이었어. 많이 미안하고 많이 사랑해. 우리 조만간 구치소에서 보자”라고 했다.
그가 편지를 보낸 대상은 그와 친하게 지냈던 지인들이다.
이들은 전씨에게 총 1억1000만원의 투자 피해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전씨가 전날 가족을 통해 보낸 편지도 함께 공개됐다.
그는 “이곳에서 편지 쓰는 게 참 그러네. 엄마를 통해서 접견을 한 번 와 주면 좋겠다.
얼굴을 보고서 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했다.
전씨는 “어떻게 지내고 있어? 나는 내가 저지른 죄만큼이나 많이 괴로워하고 있어”라며 “많은 이가 나에게 받은 배신감처럼 나 또한 똑같이 현희에게 그러고 있다.
현희가 나한테 그래”라고 했다.
이어 “많은 사람이 바라는 것처럼 아주 힘들고 괴롭다”면서 “하지만 나 정말 이번엔 정말 정말 정신 차리고 피해자들만 생각할 거고 정말 나 노력할 거야”라고 말했다.
끝으로 전씨는 “이른 시일 내로 접견하러 와 주면 좋겠어. 정말 미안해”라며 본인의 별명인 “JoJo가”라고 덧붙였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지난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경찰청에서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지난 10일 전씨를 구속 송치한 이후, 피해자 7명이 추가 확인됐다”면서 현재까지 집계된 피해자는 30명, 피해 액수는 35억원이라고 밝혔다.
전씨는 강연 등을 통해 알게 된 이들로부터 투자금 명목으로 거액을 건네받아 가로챈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를 받는다.
또한 지난해 채팅 앱으로 알게 된 남성에게 “임신했다”고 속여 7000여만원을 뜯어낸 혐의로 지난 4월 의정부지검 남양주지청에서 불구속 기소된 상태인 사실도 드러났다.
경찰청 관계자는 “현재 남씨를 공범으로 보는 전씨 관련 고소 사건은 총 3건이며 피해액은 약 10억원에 이른다”고 밝혔다.
앞서 남씨는 전씨로 부터 11억원 가량의 투자 사기 피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진 한 부부가 고소함에 따라 사기 공범 혐의로 피의자 입건됐다.
또한 남씨는 사기 방조 혐의로 20대 남성으로부터 고소당한 데 이어, 전씨가 ‘엄마’라고 부르던 여성 A씨에게도 전씨와 함께 고소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남씨의 전 남편인 전 사이클 국가대표 공효석(37)씨도 고소했다.
남씨 측은 공범 혐의를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그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내가 뭐가 아쉬워서 그동안 쌓아왔던 명예를 실추시키면서까지 사기를 치냐”며 “지금 이 상황에서 내가 제일 큰 피해자”라고 호소한 바 있다.
남씨는 전씨가 앱 개발과 컨설팅으로 큰 돈을 벌고 있다고 말해 자신도 속고 있었다는 입장이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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