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대병원 1곳당 114명 모자라
韓의사 밀도, OECD 중 하위권
“의대 정원 5년마다 재조정해야”
국립대병원과 지방의료원 등 전국 공공의료기관에서 부족한 의사 수가 2427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정춘숙 의원이 보건복지부를 비롯한 8개 부처와 대한적십자사, 17개 시·도 등으로부터 제출받은 ‘공공의료기관별 정원 대비 현원’ 자료에 따르면, 223개의 공공의료기관 정원은 1만4341명이다.
그러나 실제 이들 기관에서 근무하는 의사는 1만914명으로 2427명이 부족한 것으로 확인됐다.
 |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특히 정원 대비 의사 수가 가장 부족한 곳은 국립대병원이었다.
전국 17개 국립대병원 의사 정원은 8942명이었지만 현원은 7002명으로 1940명이 부족했다.
국립대병원 1곳당 약 114명의 의사가 부족한 셈이다.
전국 35개 지방의료원의 경우도 정원 대비 총 87명의 의사가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관부처별로는 복지부 소관 12개 공공의료기관은 정원이 894명이었지만, 현원은 823명으로 71명의 의사가 부족했고, 7개 적십자병원도 7명의 의사가 부족한 것으로 집계됐다.
국가유공자를 대상으로 하는 국가보훈부 소관 8개 병원은 총 76명의 의사가, 산업재해를 담당하는 고용노동부 소관 14개 산재병원은 25명이 부족했다.
 | 한 국립대병원에서 시민이 원무과에서 접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
정춘숙 의원은 “이미 국정감사를 통해 공공의료기관의 약 20%가 의사가 없어 휴진과목이 발생하고, 특히 지방의료원은 35곳 중에 23곳이 휴진과목이 발생했던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며 “의대 정원 확충과 병행해 공공의대 및 지역의사제 도입으로 필수·지역의료를 담당할 수 있도록 공공의료기관의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구 대비 의사의 밀도로 따진 경쟁력 순위에서도 우리나라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중 하위권이라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국회예산정책처와 유럽 경영대학원 인시아드(INSEAD)에 따르면 한국은 인구 1만명당 의사 밀도로 따진 지난해 기준 세계인재경쟁력지수(GTCI)에서 38.90점(100점 만점)을 기록했다.
이는 OECD 회원국 38곳 가운데 32위에 해당한다.
정부가 이처럼 부족한 의사 인력을 채우기 위해 의대 정원 확대를 추진하는 가운데, 정원을 한시적으로 늘리되 5년 단위로 정원을 재조정해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다.
미래에는 저출산과 비대면 진료, 인공지능(AI) 등 새로운 기술 도입으로 의사 수요가 줄어들 것이라는 게 이유다.
박은철 연세대 의대(예방의학교실) 교수는 이날 ‘의대 정원 조정과 대한민국 의료의 미래’를 주제로 열린 포럼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박 교수는 의약분업 당시 감축했던 인원 351명 수준으로 증원할 경우 2040년 인구 1000명당 의사 수는 3.89명으로 늘 것으로 봤다.
504명을 증원할 경우 3.92명, 1000명을 증원하면 4.01명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정우 기자 woo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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