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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치러진 지 보름여가 지났지만 학부모, 학생과 교육청 간 고발과 소송이 거론되는 등 예년보다 예민한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30일 수험생 온라인 커뮤니티 '오르비'에는 '경동고 타종 오류로 수능을 망친 수험생들을 찾습니다'라는 글이 올라왔다.
자신을 피해 수험생이라고 밝힌 A씨는 "평소처럼 시계를 보며 촉박한 시간에 맞춰 답안지를 적고 있었는데 갑자기 종이 울렸다"며 "저를 포함한 고사장의 수험생들은 매우 당황했고, 마킹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종이 치고 난 후 마킹을 하다 제지당하는 학생들도 있었다"고 밝혔다.
서울시교육청은 수능 1교시 국어 시간에 수동으로 타종을 하던 중 실수가 발생했다고 인정하며, 2교시 수학 시험이 종료된 후 1교시 국어 시험지를 다시 배부했다.
수험생들은 1분30초 동안 문제를 풀고 답을 기재할 시간을 가졌지만, 수정은 허가되지 않았다.
A씨는 "재시험에 추가로 붙은 조건은 이미 작성한 답안은 수정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며 "마킹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종이 치자마자 일렬로 답안을 찍은 학생들은 추가로 주어진 시간 동안 허공만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A씨는 타종이 일찍 쳐 이미 흐름이 끊긴 상황에서, 추가로 부여된 시간은 정상적으로 부여된 시간과 같을 수 없다고 항의했다.
현재 A씨는 변호사 상담을 마친 뒤 피해 수험생을 모집하기 위한 네이버 카페 '경동고 수능 시험장 피해 수험생 모임'을 개설했다.
가입은 수험표를 인증해야만 가능하며, 2일 오전 기준 24명이 모였다.
반대로 교육부와 서울시교육청이 학부모를 고발하는 사건도 있었다.
서울시교육청은 "수능 부정행위 적발 감독관에 대한 교권 침해 학부모를 1일 오후 교육부와 함께 협박, 명예훼손,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서울 양천경찰서에 고발한다"고 밝혔다.
시교육청과 서울교사노동조합에 따르면, 경찰공무원 학원 강사이자 변호사로 알려진 학부모 B씨는 지난달 17일 자녀의 수능 감독관이 일하는 학교에 찾아가 해당 교사에게 "본인이 변호사이며, 우리 아이 인생을 망가뜨렸으니 네 인생도 망가뜨려 주겠다"는 취지로 폭언하고 교무실로 찾아가려다 제지를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B씨의 자녀는 지난달 16일 서울의 한 학교에서 수능 시험 종료 벨이 울린 후 마킹하려 하다가 교사인 감독관에게 부정행위로 적발당했다.
B씨는 이튿날인 17일 관할 교육지원청 앞에서 1인 시위를 한 데 이어 B씨의 부인도 지난달 21일 학교 앞에서 1인 시위를 했다.
B씨는 지난달 27일 자신이 운영하는 인터넷 카페에 입장문을 올리고 "해당 선생님께 죄송할 뿐이고, 합의가 되면 좋고 아니더라도 공탁을 통해 조금이나마 잘못을 뉘우치고 싶다"며 "1인 시위 부분은 제일 잘못했다.
아이 엄마가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수능을 구제받기 위해 1인 시위를 대략 30분 정도 했다.
이 부분이 해당 선생님을 많이 놀라게 한 것 같아 다시 한번 죄송하고, 저도 말렸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한 점도 너무 죄송하다"고 전했다.
그는 "감독관 선생님의 이름은 제 딸이 명찰을 보고 기억했다"며 감독관의 근무지를 파악한 경위에 불법적인 절차는 없었음을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자녀는 종료령 후에 답안을 작성한 일이 없다.
저와 아이 엄마는 몰라도 제 자녀의 부정행위만은 바로잡아 달라"고 강조했다.
이소진 기자 adsurd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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