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찰위성 성능 어떻게 다른가
軍 ‘1호기’ 전자광학·적외선 장비 탑재
서브미터급 해상도… 아리랑 3호 3.4배
도로 위 차량 종류·사람 동선 등도 파악
北 ‘만리경’ 성능 낮지만 시설탐지 가능
관영매체 “독립 조직서 임무 수행 착수”
美가 위성발사 제지 땐 ‘대응조치’ 엄포
우리 군이 정찰위성 1호 발사에 성공하자 북한도 자신들의 첫 정찰위성인 ‘만리경-1호’가 정식 임무에 착수했다고 밝히며 우주에서의 치열한 경쟁을 예고했다.
다만 정찰위성으로서의 성능은 우리 군의 위성이 월등히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3일 국방부에 따르면 한국시간으로 전날 오전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발사된 우리 군의 정찰위성 1호기는 전자광학(EO)·적외선(IR) 장비 등을 탑재한 저궤도 위성이다.
고도 400∼600㎞에서 지구 주위를 돈다.
해상도는 서브미터급으로 지상의 30㎝ 물체도 식별이 가능하다.
전문가들은 군사정찰위성의 기능을 하려면 해상도가 1m는 되어야 한다고 보는데, 해상도 30㎝ 수준이라면 도로 위의 자동차의 종류나 사람의 동선 등도 파악할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군 관계자는 “(다목적 실용 위성) 아리랑 3호보다 3.4배가량 정밀하다”며 “세계 5위 안에 들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 軍 “정찰위성 1호기 교신 성공” 우리 군 최초의 군사정찰위성 1호기가 미국 캘리포니아주 밴덴버그 우주군 기지에서 한국시간으로 2일 오전 3시19분 발사되고 있다.
미 우주기업 스페이스X가 만든 팰컨-9 로켓이 발사체로 쓰였다.
국방부는 3일 “정찰위성이 이날 오전 9시47분 국내 지상국과 교신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스페이스X 제공 |
특히 북한의 핵·미사일, 장사정포 진지 등 고정 표적물의 경우 주기적인 감시가 가능해진다.
장영근 한국국가전략연구원 센터장은 “해상도가 30㎝라고 하면 (북한의) 이동식미사일발사대(TEL) 정도는 명쾌히 보일 것”이라며 “장거리 미사일은 20m에 육박하니 잘 보일 것이고, 옆으로 누워 있으면 KN-24 이런 것들도 식별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동식미사일발사대가 어느 곳에 있는지 정확히 파악이 어려워 정찰위성만으로는 적의 공격 징후 발견 시 선제타격하는 시스템인 ‘킬체인’ 역량 강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국방부는 앞으로 2025년까지 순차적으로 4기의 정찰위성을 더 쏘아올려 총 5기를 확보한다는 복안이다.
나머지 위성들도 이번 1호기와 마찬가지로 모두 스페이스X의 팰컨-9 로켓에 탑재돼 발사된다.
팰컨-9은 재활용이 가능해 비용이 적게 든다.
발사 성공률도 매우 높은 편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저궤도 위성을 쏘아 올리는 데 필요한 평균 비용은 고도 1㎞당 2만달러(약 2600만원)이나 팰컨-9은 5000달러(약 650만원)”라며 “발사 성공률도 99.2%로 현존 발사체 중 가장 신뢰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북한의 정찰위성 만리경-1호는 길이 1.3m 무게는 300㎏으로 해상도는 1∼5m 내외로 추정된다.
우리 군의 위성보다 성능은 훨씬 낮은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정상적으로 작동한다면 그동안 보지 못했던 우리 군사시설과 전력들의 위치를 파악할 수 있게 된다.
무엇보다 공군 전력이 열세인 북한이 한·미 공군의 전투기들이 어느 기지에 머물고 있는지 등을 사전에 탐지하고 대응할 수 있게 되는 것이 우려된다.
 |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은 1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회의를 열어 12월 하순 당중앙위원회 제8기 제9차 전원회의를 소집할 것을 결정했다고 조선중앙TV가 2일 보도했다.
조선중앙TV 화면 캡처 |
실제로 북한은 만리경-1호의 세밀 조종을 마치고 정식 임무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국가항공우주기술총국 평양종합관제소에 조직된 정찰위성운용실은 2일부터 자기 임무에 착수했다”며 “독립적인 군사정보 조직으로 자기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고 밝혔다.
또 “임무 수행을 통해 획득한 정보는 당 중앙군사위원회 해당 상설 집행부서에 보고되며 지시에 따라 국가의 전쟁 억제력으로 간주되는 중요 부대와 조선인민군 정찰총국에 제공된다”고 했다.
북한은 앞으로 다양한 목적의 위성이 필요하다고 국가 정책 목표로 강조해왔다.
이번 군사정찰위성 1호 발사가 그 시작인 만큼 “주권적 권리”라고 정당성을 주장하며 여론전에도 총력을 기울이는 모양새다.
전날 외무성과 국방성 대변인은 미국이 위성 발사를 제지하는 경우 각각 맞대응할 외교적, 군사적 조치도 감행하겠다고 선포했다.
남북은 정찰위성 추가 발사뿐만 아니라 상대방의 정찰위성을 무력화하는 등 본격적인 우주전이 펼쳐지게 될 가능성도 있다.
클린켈 셰릴 미 우주군사령부 공보실 국장은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북한의 정찰위성 활동을 막을 역량이 우주군에 있느냐’는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 질의에 “다양한 가역적·비가역적 방법을 사용해 적의 우주·반우주 역량과 활동을 거부할 수 있다”고 답했다.
‘비가역적 방법’이란 위성 파괴를, ‘가역적 방법’이란 위성을 직접 파괴하지는 않으면서도 일정 기간 성능을 발휘할 수 없도록 하는 방안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북한 국방성 대변인은 “우리의 정찰위성에 대한 군사적 공격을 시사하는 망발”이라며 “절대 간과할 수 없다”고 했다.
또 만리경-1호가 주권이 행사되는 영역의 일부라며 “미국이 첨단기술력을 무기화해 주권국가의 합법적 영역권을 침범하려 든다면 미국 정찰위성들의 생존력 축소 및 제거를 위한 대응성 행동조치를 고려할 것”이라고 위협을 가했다.
구현모·김예진 기자
|
<본 콘텐츠의 저작권 및 법적 책임은 세계일보(www.segye.com)에 있으며, 뽐뿌는 제휴를 통해 제공하고 있습니다.>
|
|
등록안내
등록안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