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에미리트(UAE) 수도 두바이에서 지난달 30일(현지시간) 개막한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의 술탄 아흐마드 자비르 의장이 화석 연료 퇴출 계획은 비과학적이라고 발언한 뒤 논란에 휩싸이자 기후 과학을 존중한다며 하루 만에 말을 바꿨다.
AFP통신에 따르면 자비르 의장은 4일 COP28에서 이같이 말하며 “우리는 과학을 믿고 존중하기 때문에 이 자리에 모였다”라고 강조했다.
 | 술탄 아흐마드 자비르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 의장이 지난 10월2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열린 국제석유전시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아부다비=AFP연합뉴스 |
전날 가디언은 자비르 의장이 지난달 21일 한 온라인 행사에서 “1.5도 목표를 지키기 위해 화석 연료를 퇴출해야 한다는 과학이나, 시나리오는 없다”고 발언하는 영상을 보도하면서 자비르 의장의 자격 논란이 불거졌다.
해당 영상에서 자비르 의장은 “화석연료 감축은 피할 수 없지만, 실용적으로 생각해야 한다”며 “세계를 동굴 속에서 살던 때로 돌려놓고 싶지 않으면, 사회·경제적으로 지속할 수 있는 개발을 하면서 화석 연료 퇴출을 할 수 있는 로드맵을 내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UAE 최대 국영 석유회사 아드녹(ADNOC)의 최고경영자(CEO)이기도 한 자비르는 자국에서 열린 COP28의 의장직을 맡으며 그린워싱(위장 환경 주의)이라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자비르 의장이 화석 연료 사용을 옹호하는 듯한 영상까지 공개되면서 COP28 회의장에선 산유국의 속내가 드러났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보도가 나온 3일 UAE가 주도해 통과시킨 넷제로(탄소 배출 제로) 헌장이 미흡하다며 자비르 의장을 사실상 공개 저격하기도 했다.
구테흐스 총장은 이날 성명을 통해 “자비르 의장이 제안한 탄소 배출 감출 계획은 국제사회가 요구한 수준에 분명히 미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이예림 기자 yea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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