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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룸에 사는 여성을 뒤따라가 성폭행을 시도하고 말리는 남자친구까지 살해하려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20대 남성이 국내 최장기 유기징역형인 징역 50년을 선고받았다.
이는 유기징역형으로는 법에 정한 최장기 시한이다.
해당 판결을 받은 남성은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대구지법에 따르면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강간 등 살인, 강간등상해) 등의 혐의로 기소된 A씨(28) 측은 이날 1심 재판부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A씨는 양형 부당을 이유로 항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지난 5월 밤 10시 56분께 대구 북구 한 원룸 건물 자신의 집으로 들어가던 여성 B(23)씨를 뒤따라가 흉기를 휘두르고 성폭행하려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B씨의 남자친구인 C(23)씨에게 제지당했지만, 이 과정에서 C씨를 흉기로 수차례 찔러 살해하려다가 미수에 그친 혐의도 받는다.
이 사고로 B씨는 왼쪽 손목동맥이 파열되는 등 중상을 입었고, C씨는 의식불명 상태로 40여일을 보낸 뒤 깨어났으나 뇌 손상으로 사회적 연령 11살 수준에 머무르는 등 영구적인 장애를 입었다.
A씨는 재판 과정 내내 "살인 고의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수사결과 A씨는 ‘강간’, ‘강간치사’, ‘원룸 살인사건’ 등을 인터넷으로 미리 검색해본 뒤 원룸에 혼자 사는 여성을 노리는 등 치밀하게 범행을 준비한 것으로 나타났다.
배달기사로 일한 적이 있던 그는 여성의 경계심을 풀려고 배달기사 복장을 한 채 범행 대상을 물색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A씨에게 징역 30년을 구형했으나 재판부는 미수에 그친 부분에 대해 일부 감경하고 징역 50년을 선고했다.
이는 2010년 법 개정으로 유기징역형의 상한이 50년까지 늘어난 후 역대 최고형이다.
1심 재판부는 “피해자들은 평생 치유하기 어려운 고통과 상처 속에 괴로워하고 있고 피해자 가족들도 정신적, 육체적, 경제적으로 심각한 정도의 충격을 받고 큰 피해를 입었다”고 밝혔다.
이어 "그런데도 피고인은 피해자들과 그 가족으로부터 용서받지 못했고 피해 회복을 위한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고 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한편 이 사건은 지난해 부산에서 30대 남성이 오피스텔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 여성을 성폭행하려 무차별적인 폭행을 가한 이른바 ‘부산 돌려차기’ 사건에 빗대 ‘대구판 돌려차기’ 사건으로 불렸다.
부산 돌려차기 사건의 재판부는 지난해 10월 1심 재판부는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된 D씨에게 징역 12년을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검찰이 추가 기소한 성폭행 혐의도 인정해 징역 20년을 선고했고 대법원에서 항소심 판결이 확정됐다.
그는 또 주거침입 혐의로 항소심서 벌금 50만원을 선고받았다.
김현정 기자 kimhj20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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