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안산=이덕인 기자] 사람 발길이 뜸한 한 골목. 그 골목 끝에는 특별치안센터가 보이고 경찰들이 교대로 근무를 섭니다. 한 경찰은 지루한지 연신 흡연만 합니다.

치안센터 근처 한 집에는 온 나라를 분노에 휩싸이게 했던 아동 성범죄자 조두순이 아내와 살고 있습니다. 오는 12일은 조 씨가 출소해 이곳에 들어온 지 만 3년이 됩니다.

주민들은 조 씨를 직접 목격하거나 외출 소식을 들은 적 없다고 입을 모읍니다. 조 씨의 거주지를 한나절 지켜본 결과, 창문은 굳게 닫혀있고 빌라 출입구에는 다른 층 주민만 보입니다. 조 씨 집 70m 거리에 있던 어린이집은 결국 허물어 사라졌습니다.

[기자: (조두순) 거의 안 나오나요?]

[조두순 아래층 거주 A 씨/경기 안산시 단원구: 금년에 한 번도 못 봤어요.]

[기자: 집에만 있나 봐요?]

[조두순 아래층 거주 A 씨/경기 안산시 단원구: 그런 거 같아요.]

[중년 B 씨/경기 안산시 단원구: 앞 빌라 사는데 3년 동안 한 번도 못 봤어요.]

[청소년 C 씨/경기 안산시 단원구: 엄마랑 살고 있는데요. (과거 골목에) 불빛이 많이 없었는데 치안이 강화된 거 같아요.]

지난 2020년 12월 12일 만기 출소한 아동 성범죄자 조두순(왼쪽)과 5일 외출하는 조 씨 아내. /임영무·이덕인 기자

몇몇 주민은 조두순의 존재와 언론, 유튜버 등 계속된 관심에 지친 표정을 보이기도 합니다. 오후 1시 40분. 빌라 출입구에서 모습을 드러낸 조 씨의 아내가 집을 나섭니다. 20여 분 장보기를 마치고 복귀하던 그녀에게 말을 걸었습니다.

[기자: 조두순 씨 아내분으로 알고 있는데요. 이사 계획은 없으세요?]

[조두순 아내/경기 안산시 단원구: (묵묵부답) 왜 자꾸 따라와요.]

[기자: 이야기 좀 듣고 싶어서요.]

[조두순 아내/경기 안산시 단원구: 됐어요.]

조 씨 아내는 취재진의 질문에 불쾌함을 드러내며 집으로 들어갔습니다.

조두순을 비롯해 김근식, 박병화 등 고위험 성범죄자들의 출소로 인한 피해는 결국 지역 주민들의 몫입니다. 성범죄자 보호·감시에 많은 나랏돈이 쓰이는 것 또한 대중의 시선이 좋지 않습니다.

사회적 논의들이 계속되자 지난 10월 24일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종합 국정감사에서 고위험 성범죄자 거주지 제한법, 이른바 '한국형 제시카법'을 입법 예고했습니다.

지난 2005년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성범죄 전과자에게 성폭행당한 뒤 숨진 9살 소녀의 이름을 딴 '제시카법'은 성범죄 전과자가 학교와 같은 아동 이용시설 주변에 살지 못하게 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한국형 제시카법에 대해 우려를 표하기도 합니다. 관련 주거 시설이 지어지는 곳에 거주민들의 반발이 존재하고 범죄자들의 거주 이전 자유를 침해한다는 이유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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