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무청, 홈피에 인적 사항 공개
실명·기피 요지 등 6개 항목 올려
국외여행 허가 의무 위반이 최다
은 前 위원장 아들은 ‘귀국’ 안 해
병역의무 이행 땐 명단에서 삭제
현재 총 1250명 인적 사항 공개
병무청이 병역의무 기피자 355명의 이름과 주소 등 인적사항을 14일 인터넷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문재인정부 시절 임명된 은성수 전 금융위원장(장관급)의 아들이 명단에 포함돼 눈길을 끈다.
 | | 사진=연합뉴스 |
병무청이 이날 공개한 내용은 병역의무 기피자의 실명과 주소, 기피 일자, 기피 요지, 병역법 위반 조항 등 6개 항목이다.
‘국외 여행 허가 의무 위반’이 175명으로 가장 많았는데, 이는 병무청이 허가한 여행기간이 지난 이후에도 해외에서 아직 귀국하지 않은 경우를 뜻한다.
이 밖에 △현역병 입영 기피 109명 △사회복무요원 소집 기피 46명 △병역판정 검사 기피 23명 △대체복무 소집 기피 2명 순서다.
앞서 병무청은 지난 3월 이들에게 사전 안내를 하고 6개월 동안 소명 기회를 부여했다.
이후 병역의무 기피 공개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최종 공개 대상자를 확정했다.
이번 공개 대상에는 지난해 7월 병역법 위반 혐의로 고발 조치된 은 전 위원장의 아들 은모(31)씨가 포함됐다.
은씨는 미국 영주권자로 지난해 1월 입영을 위한 가사 정리가 필요하다며 국외 여행을 요구해 미국으로 출국했다.
그런데 은씨는 병무청이 병역의무 대상자에게 허가한 기간인 3개월이 지나도록 귀국하지 않았고 오히려 여행 연장을 신청했다.
이에 병무청은 연장을 불허하고 2022년 5월까지 귀국하도록 명령했다.
은씨가 기한 내에 귀국하지 않음에 따라 병무청은 2022년 7월 그를 병역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은씨는 2021년에도 병역법 위반 혐의로 병무청에 의해 한 차례 고발 조치됐으나, 당시 은씨가 낸 소명자료를 검토한 병무청은 병역 기피의 고의가 없는 것으로 판단해 고발을 취하한 것으로 알려졌다.
병역법 등에 따르면 병역의무 기피란 병역판정 검사나 현역병 입영 등에 관한 통지서를 받았으면서도 이에 응하지 않는 행위를 의미한다.
병역 기피나 감면을 목적으로 자신의 신체를 스스로 손상하거나 속임수를 쓰는 행위를 뜻하는 ‘병역면탈’과는 다른 개념이다.
병역면탈이 적발되면 병역법 제86조에 따라 1∼5년의 징역형에 처해진다.
병역 기피의 경우 입영 날짜나 병역판정 검사일을 잊거나 착각하는 등 실수로 인해 명단에 올라갈 수도 있다.
나중에 날짜를 새로 받아 입영하는 등 병역을 이행한 이들은 병역 기피 명단에서 삭제된다.
병역의무 기피자의 인적사항 공개 제도는 병역의무 대상자들의 성실한 병역의무 이행을 유도하기 위해 2015년 7월1일부터 시행됐다.
2016년 12월 병역 기피자 237명의 인적사항이 최초로 공개됐다.
그 뒤 현재까지 기피자 총 2255명의 이름 등 인적사항 공개가 이뤄졌다.
이들 가운데 1005명은 병역의무를 이행하는 등 기피 사유를 해소함으로써 공개 대상에서 제외됐다.
현재 병역의무 기피자로 지정돼 인적사항이 공개돼 있는 이들은 총 1250명에 이른다.
병무청 관계자는 “병역의무 기피자 인적사항 등 공개를 통해 기피자 발생을 예방하고, 병역을 성실히 이행하는 문화가 정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공정하고 정의로운, 병역이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구현모 기자 li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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