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복궁 담벼락을 스프레이로 낙서해 훼손한 10대 피의자 A군(왼쪽)과 2차로 낙서한 20대 C씨 [사진=연합뉴스]
국가지정 문화재인 경복궁 담벼락에 낙서한 혐의로 입건된 10대 남성이 "SNS에서 낙서를 3건 하면 수백만원을 받기로 해 10만원을 선금으로 받았다"고 진술했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26일 A군(17)의 이같은 진술 내용과 함께 "사안의 중대성과 도주의 가능성 등을 고려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법원은 피의자(A군)가 미성년자인 사정 등을 고려해 구속영장을 기각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최초 낙서범인 A군의 휴대전화를 확보해 포렌식을 마쳤고, 이를 교사한 이가 A군에게 착수금 등 명목으로 10만원을 입금하는 데 사용한 계좌의 대포통장 여부를 확인했다. 교사한 인물의 신원을 특정하기 위해 A군과 연락을 주고받은 SNS인 텔레그램 대화 기록을 분석 중이다. 다만 텔레그램은 보안이 강력한 데다 해외에 서버를 두고 있어 추적에 어려움이 있다.
앞서 20일 경찰은 A군에 대해 문화재보호법 위반 및 공용물건 손상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고, 법원은 기각했다. 기각 이유는 소년에 대한 구속영장은 부득이한 경우가 아니면 발부할 수 없기 때문이다.
A군과 공범으로 지목된 여성 B양(16)은 직접 낙서를 하지는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윤 청장은 "낙서 의뢰자 추적을 위해 서울청 사이버수사대 투입, 휴대전화 포렌식, 입금자 확인 등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모방범죄의 우려에 대해서는 "서울청에서 12월 18일부터 31일까지 2주간 경복궁, 경희궁, 덕수궁, 창경궁, 창덕궁 등 5개궁 주변을 집중 거점 장소로 지정해 주간에는 순찰차를 배치하고, 야간에는 형사·경찰관 기동대를 추가 배치하는 등 경력을 집중적으로 배치 및 순찰 근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관내 문화재 위치 파악 및 취약시간대 거점 근무 등 가시적 순찰활동을 실시하고 문화재청·지자체와 협업을 통해 주요 문화재에 대한 범죄예방진단을 하겠다"면서 "범죄취약지역 CC(폐쇄회로)TV 설치·경비원 배치 등 자위방범체계를 강화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문화재 훼손 관련) 112신고 접수 시 신속하게 인접 가용경력을 최대한 동원하고, 문화재청·지자체 대상으로 상황을 전파하도록 지시했으며, 유사사건 발생 방지 및 모방범죄 분위기 제압을 위해 선제적 예방활동 전개를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A군과 이를 모방해 경복궁 담에 2차로 낙서한 C씨(28)씨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C씨는 구속됐고 A군은 영장이 기각돼 불구속 상태로 수사받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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