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대 입주민 “계단 센서등 켜지게 하면서 전기료 발생”
관리사무소 찾아 1시간 넘게 항의… 다른 동 운동 권유
 | | 민원을 넣은 60대 아파트 입주민 B씨가 집앞에서 충전하는 전자기기.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
아파트 계단 걷기 운동을 하던 입주민이 다른 60대 입주민으로부터 “복도 센서등 점등에 다른 전기료를 더 부담하라”는 황당한 이야기를 들은 사연을 토로했다.
26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아파트 내 계단 이용한 운동으로 인한 전기 사용”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12층짜리 아파트 1층 거주민이라고 밝힌 A씨는 “4~5개월 전부터 1층부터 12층까지 걸어 올라가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오기를 반복하는 식으로 걷기 운동을 하고 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A씨는 “어느날 같은 아파트에 거주하는 60대 입주민 B씨와 함께 엘리베이터를 탔는데, B씨로부터 ‘본인 운동을 위해서 계단 오를 때 센서등이 켜지게 하고, 내려올 때 엘리베이터를 이용해 전기료를 발생시키는 게 옳은 행동은 아닌 것 같다’는 말을 들었다”고 전했다.
A씨는 “저는 공용전기료를 내고 있고 그래서 사용하고 있다”고 답하자 B씨는 “1층 입주민도 엘리베이터 사용료를 내냐. 이 문제에 대해서 관리사무소에 가서 이야기 하겠다”고 말했다.
대화는 늦은 시간에 오갔고 집에는 어린 아이가 있다보니 일을 크게 키우지 않아 B씨를 돌려보냈다고 한다.
대화 이튿날 A씨 집에 관리사무소 직원이 찾아와 이 문제를 거론했다.
직원은 “B씨가 관리사무소에 와서 한 시간 넘게 민원을 넣고 갔다.
계단 운동을 하고 엘리베이터를 타면서 센서등을 키고 다니는 것이 문제라고 하더라”고 전했다.
이후 직원은 B씨에게 “계단은 공용 공간이고 A씨도 공용 전기료를 내는 만큼 문제될 게 없다.
그런 문제로 입주민에게 주의나 경고를 줄 수 없다고 했다”고 했다고 한다.
현재 B씨는 직원에게 A씨가 계단 운동으로 인한 ‘부당 이득’을 취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공용 공간에서 개인적인 운동을 함으로써 건강을 챙기고 있으니 그것이 부당 이득에 해당한다는 주장이다.
직원은 “죄송하지만 너무 강력하게 민원을 넣어서 찾아오지 않을 수 없었다.
혹시 계속 운동을 할 거라면 옆 라인에서 하는 건 어떻겠냐”고 권유했다.
이후 직원은 돌아갔고 이번엔 B씨가 직접 A씨 집으로 찾아왔다고 한다.
B씨는 “관리사무소에서 한 얘기를 들었냐”고 말했고 A씨는 “저도 공용 전기료와 엘리베이터 사용료를 내고 있다.
제가 피해를 드리지는 않은 것 같다”고 답했다.
그러자 B씨는 “그럼 계속 하겠다는 것이냐. 어린 사람이 경우가 없다.
어른이 얘기하면 알겠다 하면 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고 한다.
A씨는 “저 때문에 전기료가 추가로 발생되는 부분이 부당하다고 느낄 수는 있겠지만, 제가 내는 전기료 대비 이 정도 활동은 괜찮다고 생각한다”며 “정말 계단을 이용함으로써 추가로 발생되는 전기료를 더 내야하는 것이냐”고 물었다.
그러면서 B씨가 집앞에서 전자기기를 충전하고 있음을 알렸다.
그러면서 A씨는 “혹시라도 한 번 더 민원을 넣으면 이번에는 내가 역으로 B씨에 대해 소방법 위반으로 민원을 넣으려 한다”며 “B씨가 항상 집앞에서 무언가를 충전하고 있는데, 혹시 아시는 분이 있다면 알려달라”고 누리꾼들에게 조언을 구했다.
양다훈 기자 yangb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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