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 언니 “후회가 되고 잘못했다는 생각이 든다.
남편이 폭력적이어서 넘어갔다.
나도 피해자”
 | |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게티이미지뱅크 |
10대인 중학생 때 형부에게 성폭행을 당해 출산까지 했지만 언니는 되레 “입 열면 죽이겠다”고 협박해 무려 44년간이나 가슴에 묻고 살아온 중년 여성의 안타까운 사연이 전해졌다.
최근 JTBC <사건반장>에서는 이제야 용기를 내 형부의 민낯을 폭로한 A씨의 사연이 전파를 탔다.
지금으로부터 44년 전인 1980년 다섯 딸 중 셋째인 A씨는 중학교 1학년생이었다.
당시 8살 위 첫째 언니가 결혼하면서 형부가 잠깐 들어와 함께 살게 됐다고 했다.
형부는 집에 아무도 없을 때 A씨를 ‘아이 좀 봐달라’고 다가와 수시로 성폭행했다.
A씨는 계속되는 형부의 잠자리 요구가 무서웠지만 막을 방법이 없었다고 했다.
A씨는 가족 누구에게도 이런 사실을 털어놓지 못하다 임신을 했고 중학교 2학년 때 동네 산부인과에서 아이를 낳았다고 했다.
A씨의 몸이 이상하다는 것을 언니가 먼저 알게 됐고, A씨의 엄마가 출산 직전 딸을 병원에 데려갔다.
아이는 입양 보내졌다고 했다.
당시 A씨 언니는 “사실을 알리면 너를 죽이겠다.
우리 둘 다 죽는 것”이라고 되레 A씨를 협박했다고 했다.
A씨는 자신을 죄인 취급하며 고등학교에 보내지 않는 어머니 때문에 도망치듯 집을 벗어나 공장일을 하면서 살아갔다.
A씨는 44년이 지난 이제야 ‘형부가 죗값을 받았으면 한다’라며 가족에게 털어놨다고 했다.
해당 방송에선 A씨와 형부가 주고받은 통화 녹음 파일도 공개했다.
형부는 A씨에게 “내가 다 잘못했다.
나는 하루도 잊고 살지 않았다.
불장난이었다.
어쩌다 그렇게 됐다.
모든 게 내 잘못이다.
너도 따지고 보면 같이 응했으니까 그렇게 된 것”이라고 A씨에게도 책임이 있다는 식으로 말했다.
이에 A씨는 “그게 불장난이냐”고 따져 물었다.
이어 “내가 잘못했어? 응했으니까? 나 중학교 1학년이었다.
평생 가슴에 안고 살면서 사람 취급 못 받고 살았다”라고 분노했다.
이에 형부는 “나도 죄인 아닌 죄인같이 살았다.
내가 어떻게 해주면 좋겠냐”고 했다.
하지만 제작진이 연락하자, 그는 “40년이 넘은 걸 어떻게 기억하느냐”라며 전화를 끊었다.
A씨 언니는 제작진에 “그땐 내가 철이 없었다.
당시에 나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서 양심의 가책을 느꼈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후회가 되고 잘못했다는 생각이 든다.
남편이 폭력적이어서 넘어갔다.
나도 마음에 담아두고 살았다.
나도 피해자”라고 말했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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