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연방대법원, 출마자격 확인
대법 “정부 아닌 의회 판단 사항”
콜로라도주 판결 만장일치 무효화
메인주도 ‘박탈 판결’ 철회 나서
91개 범죄혐의 재판 여전히 변수
총 17곳서 슈퍼화요일 경선 실시
바이든·트럼프, 각 당서 압승 전망
미국 연방대법원이 4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에게 대선 출마 자격이 있다고 판단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21년 1·6 의회의사당 난입 사태에 가담했다는 이유를 들어 콜로라도주 대법원이 대선 출마 자격이 없다고 판결한 것을 뒤집은 것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선 도전에 커다란 장애물을 걷어내 재집권 가도에 힘이 실릴 전망이다.
 | |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AP뉴시스 |
미 연방대법원은 이날 홈페이지에 게시한 판결문을 통해 “헌법은 연방 공직자 및 후보자에 대한 14조3항 집행의 책임을 주 정부가 아닌 의회에 부여하고 있다”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의 손을 들어줬다.
콜로라도 대법원은 미국 시민단체가 수정헌법 14조3항을 들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출마를 막아 달라고 제기한 소송에 대해 지난해 12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통령직을 수행할 자격이 없고, 대선 경선 투표용지에 후보로 등록하는 것 역시 선거법을 위반하는 행위라고 판단했다.
14조3항은 과거에 공직자로서 헌법을 수호할 것을 선서한 후 폭동이나 반란에 가담한 사람은 연방의회의 상·하원 의원, 대통령 및 부통령의 선거인, 연방 및 주 정부에서 그 어떤 공직도 맡을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콜로라도 대법원 판결에 이의를 제기하고 대법원에 상고했다.
대법원은 이날 판결을 통해 주 정부가 주의 공직을 맡으려는 사람의 자격을 박탈할 수는 있지만, 연방 공직, 특히 대통령직과 관련해서는 14조3항을 집행할 권한이 없다고 판결했다.
대법원은 9명의 대법관 중 보수 성향이 6명을 차지하는 보수 우위 구도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유리한 판결이 나올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으나, 이날 판결에서는 보수 성향 6명은 물론이고, 진보 성향 대법관 3명까지 ‘만장일치’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출마 자격 정지 결정을 뒤집었다.
이번 판결 직후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후보 자격 박탈 판결을 내린 메인주는 결정을 철회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다만 성인물 배우와의 성 추문 입막음 과정서 선거자금법 위반 등 혐의를 포함해, 2020년 대선 조지아주 선거 결과 뒤집기 시도 혐의, 국가 기밀문서 사저 유출 및 보유 혐의, 1·6 의사당 난입 사태 선동 및 대선 결과 불복 혐의까지 모두 4개 사건에서 91개의 범죄 혐의로 기소된 상태로 ‘사법리스크’는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대법원의 이날 판결은 미 대선의 첫 번째 분수령으로 꼽히는 ‘슈퍼화요일’ 경선을 하루 앞두고 나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선 후보 자격 논란을 잠재우고 대세론을 이어 나갈 발판을 마련한 셈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판결 직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미국을 위한 큰 승리!!!”라는 글을 올렸다.
 | 경선 막바지 돌입 미국 전역 17개 지역에서 민주당과 공화당 경선이 동시다발적으로 실시되는 ‘슈퍼화요일’을 하루 앞둔 4일(현지시간) 미국 노스다코타주 비스마르크 주립대학에서 노스다코타 공화당 코커스(당원대회)가 진행되고 있다.
노스다코타=AP연합뉴스 |
미국 민주당과 공화당은 5일 캘리포니아주와 텍사스주, 버지니아주 등 16개 주와 미국령 사모아까지 모두 17개 지역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슈퍼화요일’ 경선을 실시한다.
민주당은 총 대의원 4672명 가운데 1420명, 공화당은 총 2429명 대의원 중 854명이 배정될 예정이다.
슈퍼화요일 결과로 민주당과 공화당 경선에서 압도적 우세를 보이고 있는 조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이 사실상 양당 대선 후보로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은 공화당 대선 경선 후보인 니키 헤일리 전 주유엔 미국대사가 화요일 이후 공식 행사를 예정하고 있지 않고, 텔레비전이나 라디오 광고 등도 예정이 없다고 전하며 슈퍼화요일 결과에 헤일리 전 대사의 향후 행보가 달렸다고 전했다.
워싱턴=박영준 특파원 yj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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