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개혁특위 공론화위 시민대표단 2차 숙의 토론회
보험료율 13%·소득대체율 50%
소득보장측 “미래세대 부담 덜어”
재정안정측은 “재정 악화” 반대
더 내고 그대로 받는 案 힘실어
시민들 “기금 고갈 국민만 고통
정부, 국고 투입 소극적” 날선 지적
“국민연금에 가입한 국민이 부담하는 금액은 늘어나지만, 정부 부담과 국고 투입 비중은 소극적으로 보인다.
정부 국고 투입 예산에 대한 설명을 듣고 싶다.
”(서울 양승주씨)
“두 대안에서 보험료율 차이가 1%포인트인데, 소득대체율은 10%포인트나 차이난다.
이게 가능한지, 기금 소진은 왜 1년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지 궁금하다.
”(경기 정소담씨)  | 서울 중구 국민연금공단 종로중구지사를 한 시민이 방문하고 있다.
연합뉴스 |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 공론화위원회가 14일 개최한 두 번째 숙의토론회에서 시민대표단 500명에 포함된 이들은 앞서 공론화위 의제숙의단이 제시한 2개의 국민연금 개혁안에 대해 이렇게 질문했다.
시민들과 전문가들은 이날 현행 ‘보험료율 9%·소득대체율 42%(2028년까지 40%로 하향 예정)’에서 ‘보험료율 13%·소득대체율 50%’로 늘려 소득보장을 강화하는 1안과 ‘보험료율 12%·소득대체율 40%’로 보험료율만 늘려 재정안정을 강화하는 2안에 대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전날에 이어 두 번째인 숙의토론회는 ‘소득대체율 및 연금보험료율 조정’ 등 모수개혁 관련 3개 의제를 주제로 진행됐다.
먼저 소득보장 측 전문가인 남찬섭 동아대 사회복지학 교수는 “지금 60대는 (국민연금을) 19년 가입하고 69만원을 받지만, 2050~2060년에 연금을 받는 20대와 30대는 (60대보다) 5~6년 더 가입해도 받는 연금액은 61만원, 66만원 정도로 더 적다”면서 “2030세대가 (소득대체율 인상으로) 연금 100만원을 받는 노인이 되는 게 미래세대의 부양 부담을 덜게 된다”고 말했다.
반면 재정안정 측 전문가인 석재은 한림대 사회복지학부 교수는 “소득대체율 50% 인상안은 40% 유지안에 비해 재정적인 지속가능성을 악화시키는 개악”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현재 20세 청년이 92세까지 생존할 때까지 적립 기금이 유지되려면 보험료율을 15%로 인상하고 수급 개시 연령을 68세로 조정, 기금 수익률을 5.5%로 올려야 한다”며 “지금 경제가 어렵고 가계와 기업 모두 보험료 올리는 것을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일단) 12%로 올리자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날 첫 토론회에서도 소득보장론과 재정안정론 측 전문가들은 ‘연금개혁의 필요성과 쟁점’ 등 총론을 두고 입장이 팽팽히 맞섰는데, 전문가 발표 후 시민들의 질문은 날카로웠다.
 | |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차 연금개혁특별위원회 모습. 뉴스1 |
시민들은 특히 국민연금 고갈 문제에 질문을 쏟아냈다.
황병우(서울)씨는 “매번 고갈된다는 얘기만 나오는데, 30년째 고통받고 있다.
왜 고갈되는 걸 국민만 고통받아야 하느냐”며 “직역연금에는 국고를 투입하는데 국민이 고통받지 않게 해줘야 하지, 왜 보험료를 12%, 13%로 올리는 얘기만 하냐”고 지적했다.
박영자(부산)씨도 연금기금이 소진될 경우 공적 자금 투입 가능성에 대해 질문했다.
김도형 명지대 경제학 교수는 “보험료 대신 세금을 투입한다고 국민 부담이 적어지지 않는다.
보험료나 세금이나 내는 사람은 다 근로자”라고 답했다.
석재은 한림대 사회복지학 교수는 “국민연금 가입자가 전 국민의 60~70%여서 국고를 투입하면 형평성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
국고 투입은 최후의 수단”이라고 했다.
반면 제갈현숙 한신대 사회복지학 교수는 완전 부과방식인 독일의 예를 들면서 “보험료가 19.5%나 되는데 보험료를 올릴 때 중앙 정부가 상당 수준의 부담을 같이 진다”며 “삶의 책임을 국민에게 지게 했더니 아이 낳는 게 어려운 시대가 됐다.
국가는 삶의 질 개선에 전향적 태도를 보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시민대표단 숙의토론회는 20·21일까지 총 4차례 열리고, 22일 국회에서 토론회 주요 결과가 발표될 예정이다.
조희연 기자 ch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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