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주권’ 확보 나서는 日
개인정보 유출로 행정지도 진행
日 기업에 넘기려는 포석 분석
‘개인정보 유출을 문제 삼지만 일본 기업 소프트뱅크에 경영권을 넘기려는 포석.’
소프트뱅크가 네이버의 라인야후 지분을 인수하도록 일본 정부가 압박하는 이유에 대해 일본 내에서 제기된 유력한 분석이다.
일본이 라인야후가 운영하는 메신저 라인의 개인정보 유출을 두고 이례적으로 두 차례 행정지도를 하고, 민간기업의 지분 정리라는 ‘비상식적’ 요구까지 한 데는 각종 데이터를 보관, 관리하는 클라우드 서비스를 안보 관점에서 접근해 ‘정보 주권’을 확보하겠다는 의지가 작용하고 있다는 의미다.
 | | 사진=EPA연합뉴스 |
2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요미우리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정보유출 문제로 행정지도를 받은 라인야후의 중간지주회사 A홀딩스 주식을 네이버로부터 매입하기 위한 협상이 진행 중이다.
일본 정부는 지난해 11월 네이버 클라우드를 통한 부정한 접근으로 개인정보 50만여 건이 유출되는 사고가 발생하자 지난 3월, 4월 행정지도를 했고, 방지대책 마련 및 네이버와의 자본 관계 재검토를 요구했다.
A홀딩스는 네이버와 소프트뱅크가 절반씩 출자해 만든 회사로 라인야후 지분 64.5%를 보유하고 있다.
닛케이는 “일본 정부는 클라우드 서비스를 경제안보추진법상 ‘특정중요물자’로 지정하고 있다”며 “디지털 시대 가치의 원천인 데이터를 지키는 데는 사업자의 시스템 정비가 불가피하다”고 짚었다.
특히 정부에 의한 정보검열, 탄압의 우려가 높은 중국, 러시아 등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에 대한 경계심이 높다.
이런 관점이 한국 등 민주주의의 가치관을 공유하는 나라와 지역에 대해서도 적용된 것이다.
라인을 사용하는 일본 이용자는 9500만명 정도이고 공공기관에서의 사용도 확대돼 2021년 기준 중앙 행정기관 18곳, 지방자치단체 65%가 업무에 활용하고 있다.
기밀정보나 주민 개인정보 등이 라인을 통해 보관, 유통되고 있는 것은 물론이다.
일본 정부의 요구대로 A홀딩스 지분이 정리될 경우 글로벌사업 전략에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는 네이버는 대응방안을 고심 중이다.
라인야후가 일본뿐 아니라 태국과 대만, 인도네시아의 라인을 운영하고 있어 라인야후 지배력을 잃는 것은 네이버의 해외 사업 주도권을 빼앗긴다는 의미가 된다.
도쿄=강구열 특파원, 김건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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