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로트 가수 김호중, 지난 18일 음주운전 시인…“크게 후회하고 반성”
소속사도 고개 숙여…“진실되게 행동하지 못한 점 사과”
 | | 트로트 가수 김호중의 공식 팬클럽에 지난 15일 올라온 팬들의 글. 김호중 팬클럽 커뮤니티 캡처 |
초반의 잘못 시인이라는 ‘골든타임’을 넘긴 소속사와 트로트 가수 김호중의 모습에 실망한 듯 ‘이 또한 지나가리’라며 애써 응원을 보냈던 그의 팬들 사이에서도 더 이상 격려의 메시지는 찾아볼 수 없는 듯하다.
20일 문화계에 따르면 김호중의 공식 팬클럽에는 전날부터 팬들의 메시지가 뚝 끊긴 것으로 보인다.
지난 주말 직전까지만 해도 하루에 100여개씩 올라오던 김호중 응원 메시지는 18일에 단 하나에 그쳤고, 전날과 이날은 아예 글이 올라오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호중의 19일 공연을 예매했다가 취소를 요청했지만 ‘환불이 어렵다’는 주최 측 답변에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가족을 공연에 보내야 했던 A씨는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고객이 환불 수수료를 장당 10만6000원 정도를 부담해야 한다고 하더라”며 “고객의 잘못이 아닌데도 그런 부담이 있는 게 조금 당황스러웠다”고 말했다.
A씨는 “(공연을) 강행했을 때 팬이든 호기심으로 가는 사람이든 개운하지가 않다”며 “공연은 예술의 장르라고 할 수 있는데 집중해서 보기가 어려울 것 같다”고 강조했다.
특히 “(혐의를) 부인하다가 밝혀진 게 여러 개인 만큼 이런 식의 무리한 강행은 가수 생활에 오히려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며 “당장 티켓 값을 받고 콘서트를 강행하는 게 (가수) 개인에게는 중요하겠지만, 반성하고 향후를 기약하는 것도 중요하지 않나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다.
김호중은 사고 후 경찰의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은 채 호텔에 머물다 음주 측정이 사실상 불가능한 사고 17시간 뒤에야 출석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사고 당시 음주운전을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지만 본인은 이를 부인했다.
하지만 지난 18일 ‘김씨가 사고 전 술을 마신 것으로 판단된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감정 결과가 언론에 보도되자 이튿날 김호중은 결국 음주운전 사실을 시인했다.
김호중은 소속사 생각엔터테인먼트를 통해 “저는 음주운전을 했다”며 “크게 후회하고 반성하고 있다.
경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저의 한순간의 잘못된 판단이 많은 분들에게 상처와 실망감을 드려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사과의 말을 전해드리고 싶다”고 덧붙였다.
김호중의 증거 인멸에 조직적으로 가담한 혐의를 받는 소속사도 사과의 뜻을 밝혔다.
생각엔터테인먼트는 “자사 아티스트 김호중 논란과 더불어 당사의 잘못된 판단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점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며 “최초 공식 입장에서부터 지금까지 상황을 숨기기에 급급했다.
진실되게 행동하지 못한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알렸다.
이어 “김호중은 경찰에 자진 출석해 음주운전 등 사실관계를 인정하며 경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며 “당사는 아티스트를 보호해야 한다는 잘못된 생각으로 되돌릴 수 없는 잘못을 저질렀다”고 덧붙였다.
 | | 지난 18일 트로트 가수 김호중의 전국 투어 콘서트 ‘트바로티 클래식 아레나 투어 2024’가 열린 경남 창원시 성산구 창원스포츠파크 실내체육관 인근 포토존. 창원=연합뉴스 |
김호중이 음주운전을 시인하고 소속사도 고개를 숙였지만 지난 주말로 예정된 경남 창원에서의 공연이 모두 끝난 후에야 나온 것이어서,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더 이상 손해 볼 일이 없다는 생각으로 잘못을 인정한 것 아니냐’는 등 비판이 나온다.
김호중은 20일 자신의 법률 대리인을 맡은 검찰총장 직무 대행 출신 조남관 변호사를 통해 ‘너무 괴롭다’는 심경과 함께 수일 내로 경찰에 자진 출석하겠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조 변호사는 이날 기자단에 배포한 입장문에서 “변호인 선임 이후 창원 공연 전날인 지난 17일 김호중이 소속사를 통해 심경 변화를 알리는 입장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김호중은 이번 사건을 통해 죄가 죄를 부르고, 거짓말이 더 큰 거짓말을 낳는다는 사실도 깨닫게 되었다는 입장을 변호인에게 전달했다고 알려졌다.
조 변호사는 “경찰과 일정을 조율해 오늘 오후 김호중이 자진 출석해 조사받고 국민들에게 입장을 표명할 예정이었으나 경찰 측 사정으로 조사가 연기됐다”며 “신속히 김호중과 소속사의 입장을 알리는 것이 도리라고 판단해 어젯밤 늦게 입장문을 알리게 됐다”고 덧붙였다.
김호중은 지난 9일 오후 11시40분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한 도로에서 도로의 택시를 충돌하는 사고를 낸 뒤 달아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치상, 사고 후 미조치 등)를 받는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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