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이 지난주 열린 비공개 회의에서 동성애 혐오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져 논란이 일고 있다.
27일(현지시간) CNN방송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지난주 이탈리아 주교들에게 동성애자의 사제 수련을 허용하지 않을 것을 주문했다고 이탈리아 현지 언론 매체 2곳을 인용해 전했다.
현지 언론인 코리에레 델라 세라와 라 레푸블리카 신문은 소식통을 인용해 교황이 20일 이탈리아 주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 같은 발언을 했다고 보도했다.
 | | 프란치스코 교황. 로이터연합뉴스 |
현지 언론에 따르면 교황은 일부 신학교에 ‘남성 동성애(faggotry·이탈리아어로는 frociaggine)’가 있다고 말했다.
해당 발언은 이탈리아 주교들이 신학교 지원자들에 대한 지침을 개정해달라는 제안을 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전임 교황인 베네딕토 16세는 2005년 “동성애적 행위를 하지 않더라도 동성애적 성향을 가진 경우라면 사제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이 담긴 문서에 서명했다.
반면 프란치스코 교황은 동성애에 유화적인 태도를 보인 바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3년 7월 세계청년대회를 마치고 바티칸으로 돌아가는 비행기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만일 동성애자인 사람이 선한 의지를 갖고 신을 찾는다면 내가 어떻게 그를 심판할 수 있겠느냐”라며 동성애 차별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가톨릭교회가 동성애 행위를 죄악으로 가르치고 있지만 사회는 동성애자들을 온전하게 받아들여야만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교황은 지난해 12월에는 동성애자 커플에 대한 사제의 ‘일상적 축복’을 허용한다는 공식 방침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CNN은 몇 년 뒤 교황은 이탈리아 주교들에게 동성애자 사제 후보를 받아들이지 말라고 지시했다고 짚었다.
이탈리아 현지 언론은 이탈리아어를 제2외국어로 사용하는 아르헨티나 출신의 교황이 자신의 발언이 얼마나 불쾌감을 주는지 몰랐을 수 있다며 이탈리아 주교들이 믿지 못하겠다(incredulous)는 듯이 웃었다고 설명했다.
CNN은 비공개 회의 특성상 발언에 대한 공식적인 녹취록은 없다고 전했다.
이민경 기자 m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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